BLOG ARTICLE the first day of the rest of my life/오늘 | 57 ARTICLE F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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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힘들고 도망가고 싶고 꾀부리고 싶어질 땐 베토벤이 일생 동안 그렸을 음표의 수를 생각해보기로 했다. 좋아하는 작곡가라면 누구든 말이다.
나는 욕심이 너무 많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몽상에 가까운 소유욕
예를 들어 문득 파리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어떤 때는 우습게도 문화원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하하
물론 서류 상의 소유가 아니라 뭔가 더 궁극적인 소유
이것도 저것도 다 내것이었으면 하는 괜한 욕심이 갑자기 치밀어 올라 안절부절 못하는 때가 있다.
아마 주위 사람들에게도 그 끙끙 앓는 소리가 다 들릴 것이다.
모두 내것이 되면 의미가 없는 것들 뿐이다. 내 것이 될 리도 없는 것들이다.
정작 내 자신이 온전히 나의 것인지 묻는다면 그렇다 할 자신이 없으니 더 안타까운 노릇이다


AND

사실 이런 글은 써도 그만 안 써도 그만 아닌가
하는 생각에 더욱 우울해진다.
누구의 인생 위에 더 값진 어떤 인생이 있을 수 있다는 건지
어떻게 누구의 무엇보다 중요한 다른 누군가의 무엇이 있을 수 있고
어떻게 누구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더 큰 이익과 더 위대한 영광이 있을 수 있다는 겁니까.
우울하다기보다는...뭔가 울적하다
AND

이틀간 이것 때문에 고민하느라 잠을 못잤다.
나한테 이런 일을 시키신게 잘못이지.
2009년 볼만한 전시,공연 디렉토리를 만드는 일을 했는데,
사심을 감추지 못해 일에 진전은 없고 자꾸 옆길로 새는 나였다.

Théâtre de Châtelet의 연간 클래식 콘서트 플래닝에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거장들을 초청하는 Piano 4 étoiles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이 있는데. 글자만 봐도 눈이 번쩍 뜨이는 이름이 아닐 수 없다.
지난 1월에는 Nelson Freire가 이미 공연을 했고 5월 18일에는 Radu Lupu, 그리고 5월 27일에는 Murray Perahia의 공연이 예정되어있다.
이날 페라이아 아저씨는 바흐, 슈베르트, 베토벤을 연주한다.
곡목은 나와있지 않지만 그가 좋아하는 레퍼토리인 파르티타와 아파시오나타가 아닐까 싶다.
슈베르트는 어떤 것일지 잘 모르겠다. impromptus일 것 같다.
베토벤은 사실 발트슈타인 해줬으면 좋겠다. 잉..

사실 브뤼셀이나 런던으로 갈 생각도 몇번 했다.
아무리 기다려도 파리에는 안오시는 게 아닌가.
홈페이지에 출석도장을 찍어가며 투어 일정을 계속 확인해도, 근처 동네에는 자주 오면서...파리는 안오고........그래서 정말 기차 티켓도 예약했다가 취소했었다.. ㅠ ㅠ
그런데 문득 보니까 공식 홈페이지엔 업데이트가 되어있지 않은 파리 일정이 있었던 것이다.
정말 보물을 찾은 기분에 잠시동안 얼떨떨했다.
꾸준한 정보탐색과 수집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는 순간.
그런데 그 기쁨도 잠시, 자리 선택과 가격 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고민의 시간이 찾아왔다.

사실 나는 아직 피아노 솔로 공연에서 가격대비 괜찮은 자리가 어디인지, 오케스트라에서 좋은 자리는 어디인지, 카테고리마다 장단점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아직 내가 표를 끊고 직접 자리를 골라 본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냥 비싼데가 좋은거겠지, 하는 막연한 일차적인 생각은 있지만 그야 말할 필요도 없이 당연한 것이고, 같은 카테고리 안에서도 자리의 타입이 천차만별이라 구미에 딱 맞는 자리를 찾으려면 왠만한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는 택도 없을 것 같다.
게다가 극장마다 다 특성이 다를텐데, 그나마 샤틀레는 한번 가봤기에 망정이지.
저번에 잠시 언급 했던 대로 떼아트르 샤틀레에선 1층 오케스트라 석이 지하철 진동때문에 별로 좋지 않다는 기억만 있을 뿐이고, 그 외에는 아는 것이 별로 없었던 것이다.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는 걸 느낀다.ㅎ_ㅎ

전체적 좌석 구성은 다음 이미지와 같다.



분홍색 부분이 categorie 1, 파랑색이 categorie 2, 빨강색이 categorie 3, 하늘색이 4, 노랑색이 5, 이렇게 된다. 4번과 5번 카테고리에서는 시야가 보장이 되지 않는다.
저번에 쿠르트 마주르 프랑스 국립오케스트라 공연때는 categorie 3 의 W4번 좌석을 받았었다.
극장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아 뒷쪽이라고 해도 무대와 그리 멀지는 않지만,
직접 가보니 왜 저 자리가 3등석인줄 알겠더라.
2층의 발코니 천장이 상당히 낮아서 시야가 가리지는 않더라도 굉장히 답답했고, 지금 생각해보니 소리의 전달도 그닥 좋지 않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Categorie 1을 선택했을 때의 화면.
같은 등급에도 정말 많은 종류가 있다. 0_0 고르기 너무 어렵다..
대충 검색을 해본 결과 (클래식 콘서트 좋은 자리, choisir placement concert classique 모 이런식으로 검색해 봄) 피아노 리사이틀에서는 윗 그림에서 오른쪽 약간 앞(아래)자리가 좋다는 의견이 전반적이던데. 이는 피아니스트의 모습과 손을 비교적 잘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다 청명하고 풍부한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그 반대로 왼쪽 자리가 좋다는 말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일단 소리의 아주 미묘한 차이까지는 구분할 실력이 아직 되지 않을 뿐 더러
페라이아 아저씨를 가까이서 보는 것이 스스로에게 더 큰 기쁨일 거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오른쪽 앞을 선택했다. 화면에서 보이는 좌석 중 빨강색 (Orchestre Jardin) 구역이다.

아래 그림에서는 내가 예매를 이미 한 다음에 다시 선택해본거라서 내 옆자리인 k21번 자리에 빨강표가 되어있다. 나는 k19번 자리를 얻었다.




제대로 배운 것은 아니지만.. 여러 군데서 모의^_^ 좌석 선택을 몇 번 해보고 한두번 가본 결과 불어로 Orchestre석이란 오케스트라 석, 그러니까 1층의 좌석을 의미하는 것 같다.
무대에서 관객석을 바라볼 때 기준으로 오른쪽은 jardin, 왼쪽은 cour, 정면은 face라고 부른다.

직역하면 바구니를 의미하는 Corbeille석은 orchestre석 양 옆으로 계단 한 칸 정도 높이에 위치한 사이드 좌석이다.
저번에 오케스트라를 보러 갔을 때 우리는 결국 entracte(중간 쉬는 시간)때 오케스트라 맨 뒷자리를 탈출해서, 마침 비어있던 좀 더 무대와 가까운 쪽 Corbeille cour 자리를 차지했었는데.
아주 측면이기 때문에 오히려 시야가 더 넓어져 오케스트라 전체의 움직임이 한눈에 다 보인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 때 앉았던 자리는 1등석도 아니었던 것 같다. 아마 2-3등석 정도가 아닐까 싶은데.
앞으로 오케스트라를 보러 갈 때는 코르베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외 발코니 자리는 2층, 3층으로 되어있고 찾아보니 4등석 이하에는 Amphi자리도 있다.
Amphi는 Amphitheatre의 줄임말인데, 즉 우리식의 대강당이라는 뜻으로. 정확히 공연장 안에서는 무슨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 발코니라고 하긴 뭐하고 좀 더 뒷 쪽 구석자리를 위한 명칭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3층의 amphi 자리도 48.5유로나 한다. 너무 비싸다.
나는 그냥 밥 두끼 굶고 1등석 자리를 택하기로 결심했다.
개학 시즌 당시 정신이 없었던 바람에 학생 연간회원 가입 시기는 이미 놓쳐버렸고,
어떻게 안될까 해서 굉장한 고학생이자 음악 애호가ㅎㅎ 인양 public relation 담당자에게 구구절절 이메일을 써 보냈지만, 이런 큰 공연에는 학생 할인은 따로 없고, 막이 오르기 20분 전 부터 남은 티켓을 70%이상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니 그 때 기회를 노려보라는 답장만 되돌아 왔다.
하지만 나는 간이 작아서..... 초를 다투는 경쟁이라던가.. 하늘의 뜻에 이런 중요한 공연의 운명을 맡길 배짱이 없었다. 그리고 성격도 급하다. 표를 직접 내 손에 안전하게 쥐기 전 까지는 불안해서 잠을 잘 못잤을 것이다. 일 능률도 떨어질거고... 그리고 5월 말까지 내내 우울했을꺼야...... ..
그래도 나름 인내심을 발휘하여 이메일 답장도 기다렸고, 브뤼셀이나 런던 가는 표도 아꼈고, 심지어 표를 사는 꿈까지 꿨으니 할만큼 했어 라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칭찬하며 (칭찬은 왜...?)
거금의 표를 결제하고야 말았다.

페이스북에서 머레이 퍼레이아 아저씨 페이지를 들어가보니까 어떤 사람이 자기 죽을 때 천국의 문간에서 페라이아가 연주하는 피아노 소리를 귓가에 들으며 눈을 감고 싶다고 적어놓았더라.
그런 행복한 죽음이 있을까?
그건 아마도
아주 착한 아주 훌륭한 아주 좋은 사람에게만 약속된 최고의 선물일 거다.
페라이아 콘서트 시작 5분 전에 터덜터덜 가서 마지막 남은 95유로짜리 표를 20유로에 구하는 것만큼이나 멋진 선물이고 완고한 하늘의 뜻일 것 같다.
아. 나는 늘 플란더스의 개에 나오는 네로가 부러웠다.
AND

오랜만에 일찍 집에 돌아와서,
컴퓨터 안에서 차곡차곡 무기력하게 쌓여만 가고 있던 옛날 사진들을 정리하다가
특별히 아끼는 것들을 무작위로 그냥 올려보고 싶어졌다.

하늘 사진들은 너무 많아서 뺐다.
그나저나 하늘을 사진으로 찍을 수 있다는 것은 참 대단하고 멋진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높고 멀고 경이로운 구름들과 밤하늘을 손바닥 만한 고정된 이미지로 남길 수 있다는 거.
물론 하늘만 그렇겠냐만은. 삶의 모든 장면들을 필름 걱정도 없이 모조리 잡아둘 수 있는 세상인데.
그래도 여전히 하늘을 찍는게 제일 좋다.
특히 저녁 5-6시쯤 보이는 요즘의 저녁 하늘은 너무 아름다워서 .나도 모르게 자꾸 찍게 된다
아무리 기다려도 해가 나지 않는 우중충한 날에도
마음이 가시돋힌 피곤한 날에도 꺼내서 보고 위로 받고 싶다.

그래서 그냥 하나 넣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하늘 사진 중 하나.
2006년 여름 베이징에서 찍었다.Leica R6.2.



Saint Germain des Pres, 2006년 4월경.
rollei35 t.


alesia 집 정원에서. 2006년 3-4월.
rollei35t



Royal Museum of Art. Antwerp
2006년 9월
leica r6.2


이건. 파리에서 제일 좋은 경치를, 그것도 큰 값을 치르지 않고도 볼 수 있는 장소 중 하나인 퐁피두 센터 6층에서. 디카로
조명 때문에 별똥별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 찍었다.
2008년 인듯.



2006년 11월.지금 내 방 책상 앞.
지금은 더 많이 복잡해졌다.
라이카로 찍었다. 필름을 빨리 써버리고 흑백으로 바꾸고 싶어서 그랬던 것 같다





AND

프랑스엔 일년에 두번 거의 모든 상점들에서 대대적인 세일이 있다.
3주간에 걸쳐 "벌어지는" 전국민의 "축제"인 세일기간에는 정말 아무리 금욕적인! 사람이라도
지갑을 열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온갖 프로모션과 혜택들이 줄을 잇는데,
물론 내가 뭐 평소에 대단히 돈을 아껴쓰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세일기간에는 더더욱 마음이 너그러워진다고나 할까.
그나마 여름에는 줄곧 한국에서 지내 버릇했기 때문에 여름세일은 피할 수 있어서 그나마 참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아니 이런 말을 쓰려고 글을 시작한게 아닌데 뭔가 내 무덤을 파는 것 같아 ..
겨울세일은 주로 세일 첫날 하루 전에 프랑스로 돌아온다던가 했었는데, 아
아시는 분들이야 아시겠지만 프랑스의 세일기간 첫날은 정말 무섭고 끔찍한 날이다.
큰 상점들과 백화점들은 그날 아침 8시부터 문을 연다.
이 날을 위해서 직장인들은 월차를 내기도 하고, 어떤 학생들은 쇼핑백을 양팔에 그득 끼고 아침 첫 수업에 들어온다..
만화나 드라마에서나 보는 잔뜩 희화된 아줌마들의 세일상품 쟁탈전 모습이 여기서는, 물론 특히 세일 첫날에는 그닥 과장이 아닌 것이다.
아무튼 나는 이번 겨울에는 한국에서 좀 더 늑장을 부리느라 스타트를 놓쳤다.
돌아오자마자 시차적응 투정을 부릴 여유도 없이 바로 출근에 야근에 정신없이 일주일이 지내다보니 나는 내가 세일을 다 잊은 줄 알았는데..
토요일이 돌아오자 아침부터 약간 몸살이 나기 시작했다.
아 사람들이 지금 얼마나 이쁜것들을 얼마나 싼 가격에 건지고 있을까
세일 끝나고 뭐가 사고싶은게 생기면 얼마나 배가 아플까..
하는 걱정이 뭉게뭉게 머리를 가득 메웠다.

그래서 habitat에 가서 이것저것 샀다.
너무 예쁜 티포트를 사와서 정말 기분이 무지무지 좋다.
사실 티포트 크게 관심은 없었는데
정말 정말 예쁘다.찌잉...
사진에선 까맣게 보이는데 사실 아주 아주 어둡고 반짝반짝한 밤색이다.
marron verni라고 하면 될까

30유로였는데 좀 비싸서 사실 선뜻 집어들기가 힘들었긴한데.
그래도 정말 정말 너무 기분이 좋으니까 그럼 된거지.
내가 시간이 너무 없거나 혹은 더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해서 돈을 좀 더 지불하는 일에 대해
정말 기분이 좋아지는 무언가 작은것을 사는 일에 대해.
몇 안되는 소비의 순기능이라고 생각하면서 고개를 끄덕거리다 보니 또 문득 드는 생각이.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 돈을 쓰는 일에 너무 익숙해진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리고 가끔은, 이유를 잘 알 수는 없지만,
좋다구 싸다구 이쁘다구 이것저것 마구 사들여놓고 보면 나중에는 정말 지독한 환멸감이 몰려올 때도 있는 것이다. 쳐다도 보기 싫어질 만큼.
조절이 쉽지 않은 것 같다.
하여간.생각하다보니 골치가 아프다.
세일 때 좀 profiter하는 거는 괜찮아.
그리구 너무 이쁘니깐.
pale blue색깔에 완전 빠져서
그런 색깔 배스타올도 하나 샀다.히히.
세일쇼핑 이제 끝!
끝끝끝끝!


AND


요즘은 정말 몸이 바빠서 긴 호흡의 글을 쓸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
그냥 최근에 있었던 일들을 일기 식으로 단순히 나열이라도 해봐야겠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전부 다 빠져나가서 없어져버릴 것 같다.

지난 금요일까지해서 2주간의 한국음식문화 페스티벌을 무사히 마쳤고,
(같이 일하는 분께 조금 사고가 있긴 있었지만..)
뒷정리도 돕지 못하고 바로 그날 저녁 런던행 유로스타를 탔다.
안식년으로 런던에 와계시는 아버지 동료 교수님 댁에서 하루를 지내고
오랜만에 가족같은 사람들과 함께 가족적인 주말을 보냈다.
보고싶었던 친구들도 만나고.
갈수록 무거워져만 가는 짐과 심하게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꽉 찬 즐거운 주말이었다.
그리고 일요일 밤에는 기차를 놓쳤다.
아무리 양보해도 내 잘못은 절대 아니었고 sncf쪽에서 내가 탈 기차편이 취소되었던 것을 내게 알려주지 않아서 발생한 사건이었는데 그것때문에 또 기차역 직원들과 말다툼을 좀 했다.
막차였는데 더는 무슨 방법이 없었고 해서 친구집으로 되돌아가 하룻밤을 더 지냈다.
소중한 주말과 침대 한켠을 기꺼이 내게 내준 친구한테 너무 고맙고
그래도 조금더 같이 있을 수 있어서 내심 기쁘기도 했다.



영국에서 차를 많이 사왔다. 차랑 과자.
clipper의 fairtrade the noir, chamomile, ticktock의 rooibos 그리고 goodearth의 mint etc.
영국도 정말 온 슈퍼 안이 organic과 fairtrade 열풍이다.
fairtrade에서 대해서도 언젠가 글을 좀 썼으면 좋겠는데.
어쨌든 회사에 영국 차랑 shortbread를 좀 가져가서
사람들과 부엌에서 오손도손 저녁 6시에 늦은 티타임을 가지고.
좋았다.

최근에 소파를 구입해서. 물론 중고로 아주 싸게.
하루 일과를 마치고, 목욕하고, 따끈한 차 한잔 마시면서 앉아서 책보는게 요즘 소소한 낙이다.
요즘은 베르너 하인리히스가 쓴 컬쳐 매니지먼트를 다시 읽고있는데
일과 병행하면서 이론을 공부하니까 예전보다 확실히 더 머리에 잘 들어온다.
원래도 잡생각이 많고 산만한데다 실제로 "해야하는" 일까지 많다보니
정말 진득하니 앉아서 책에 집중할 시간이 많이 부족하다.
시간이 없는게 아니라 내가 시간을 내지 못하는 거겠지만.


그리고 어느새 11월이 다가와서 오바마가 미국의 새 대통령이 되었다.
정말 세월이 빠르다는게 실감이 나는 순간이었다.
얘네가 대체 언제 대통령을 새로 뽑나 11월이 오기는 오나, 한참 멀게만 느껴졌었는데...
다른 민감한 정치적 문제들은 제쳐두고서라도 오바마가 흑인이라는 것때문에 괜히 좀 뭉클했다.
부시와 공화당에서 벗어난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지만
그리고 물론 흑인이든 백인이든 인종을 가지고 이렇다 저렇다 할 문제가 아닌건 알지만
그래도 아무튼... 조금 찡했다
그들에게 역사가 잘못한 것이 너무 많고 지금도 잘못하고 있는 것이 너무 많아서 좀.

이제 정말 그만 쓰고 정리하고 자야지
계속 그동안 제목이 생각이 안나서 괴로웠던 곡이 있었는데
오늘 랜덤돌리다가 우연히 알았다. 베토벤의 피아노소나타 월광 2악장이었다.
정말정말 좋다.
빌렘 켐프랑 클라우디오 아라오를 비교하면서 듣고 있다. 나한텐 그 두사람꺼밖에 없다 ㅋ
스티비 레이 본도 너무 좋고 제프 벡도 좋다. 하긴 계절이 계절이긴 하다.
추위가 매일 아침 더 가까이 오고 있는데도
그래도 요즘 왠지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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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돌아보니 일을 시작한 이후로 3주째 항상 같은 패턴으로 일주일이 지나가고 있는 것을 알았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일하고,
금요일날은 친구들이랑 새벽까지 열심히 놀고 집에 와서 또 이것저것 하다가 늦게야 잠이 들고
토요일날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이것저것 부산을 떤 다음 오후엔 거의 잔다.
저녁 때가 되면 그동안 보고싶었던 것들도 좀 찾아보고 책도 보고 하다가 늦게 잔다.
그리고 일요일날은 오늘은 뭐할까 하다가 하루가 대개 그냥 지나가는 것 같다.

어김없이 어제 저녁때는 집에 들어와서 좀 쉬다가 느지막히 놀러 나갔다.
20구에 있는 Fleche d'Or 라는 클럽 겸 바가 그렇게 괜찮다던데 궁금하기도 했었고
친구의 친구의 친구가 하는 밴드가 공연을 한다길래 :)그것도 구경할 겸 해서 드디어 다녀왔다.
주말엔 입장료 겸 conso 가격이 6유로
밖의 테라스? 같은 천막으로 된 야외공간과 내부의 무대, 바, dj box, 테이블들이 있는 홀로 나눠져 있는데 참 제멋대로 이것저것 다 흩어져 있어서 독특하고 재밌었다.
사실 너무 뒤에 서있어서 공연은 제대로 못봤는데. 나오는 노래들은 다 괜찮았다.

(지금 홈페이지 들어가보니 2006년에 타히티80 공연 있었네.그땐 내가 몰랐겠지)



그러구서 겨우 새벽2시 막차를 타고 집에 돌아와서 쿨쿨 자고
늦잠 자고 싶었는데 정말 파리 살고 처음으로 모기 때문에 깼다. 정말 흔치 않은 일인데.

오늘은 FIAC에 다녀왔다.
한국에서도 이미 유명한 프랑스의 컨템퍼러리 아트 페어로 1년에 한번 10월 말 쯤 열린다.
재재작년엔 몰라서, 재작년엔 이사하느라, 작년엔 춥고 지하철 파업이라서 못가서
인연이 정말 없나보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올해도 일 때문에 너무 바빠서 못가겠지 체념하고 있다가 맘 굳게 먹고 얼마전 표를 예매해 버렸다.
다녀오길 잘한 것 같다.
구경하는 내내 예술의 힘에 대해서 생각했다.
눈을 통해 들어오는 어떤 이미지가 날 감동시키고 흥미를 갖게하고 전율하게 하고 나아가 나를 장악할 수 있다는 건 언제나 참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그동안 참 오래된 그림들만 공부하다가 이렇게 신선한 작품들을 접할 수 있다는 것 그냥 그것만으로도 참 좋았다.
fiac얘기는 다시 한번 정리해서 올려야겠다.
다만 받아온 명함이니 브로셔들을 정리할 일이 걱정이다.
필요해서 일일히 다 챙겨오긴 하는데 둘데도 마땅치 않고 사실 좀 귀찮다.ㅠ
전시나 여행을 한번 다녀오면 종이가 너무 많이 쌓여서 참 문제인데 뭔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금은 월요일까지 회사에 제출해야 할 레포트를 쓰고있다.
아마 내일까지 꼬박 매달려야 할 것 같다.
이렇게 또 토요일이 지나간다.



la FLECHE D'OR
102 Rue de Bagnolet
75020 Paris
www.flechedor.fr

FIAC - Foire Internationale d'Art Contemporain
10.23-26 Grand Palais, Louvre Cour Carree
www.fiac.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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