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the first day of the rest of my life/오늘 | 57 ARTICLE FOUND

  1. 2009.09.29 2009 09 28
  2. 2009.09.11 To Have or to Be
  3. 2009.09.08 9월 7일 밤
  4. 2009.09.05 기억을 주워모으는 일 1
  5. 2009.08.29 가을
  6. 2009.08.17 ma première guitare! 4
  7. 2009.07.16 매일 매일 운동 2
  8. 2009.06.01 요즘 1
  9. 2009.05.01 wordreference mini
  10. 2009.04.05 혼자 사는 즐거움 1


지난 날들에 대한 보상심리인지 뭔지 책과 음악에 몰두하고 있다.
Borodin의 Polovtsian dances (Prince Igor) 17번에 완전 빠져서 인터넷에서 계속 찾아 듣다가
드디어 주문했던 씨디가 도착해서 무지 기쁘다. 사실 밤중에 갑자기 일어나서 뭔가에 홀린듯 한 네다섯장을 무더기로 주문한 거라서 너무 충동적으로 산 거였으면 어쩌나 내심 초조했는데,
일단 한 장씩 들어보니 다들 대만족이다. 아닐 수가 없긴하지...

같이 주문한 씨디들은.
우선 Sviatoslav Richter가 연주한 Ravel의 피아노 곡 Pavane pour une infante défunte, jeux d'eau 등등, 그리고 Rachmaninov의 Preludes 가 들어있는 것 한 장이 있는데 곡들과 연주는 정말 너무 아름다운데 라이브 녹음이라 처음 부분에 관객들 기침소리가 좀... 기침은 원래 참을 수 없는 건 잘 알지만........ 공연 중에 들리면 신경쓰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리히터와 보로딘 쿼텟의 Schubert 죽음과 소녀(맞나? Death and the Maiden), Schumann 의 피아노 오중주 음반.
리히터의 Schubert 피아노 소나타 19번과 21번. 전에 harmonia mundi에서 Paul Lewis라는 신인 피아니스트의 앨범을 추천해주길래 사서 들었었는데 음...그때 듣던 느낌과는 아무래도 정말 많이 다른 것 같다.
또 리히터. 라흐마니노프 preludes와 Etudes-Tableaux 앨범. 위에 있는 preludes하고는 다른 해에 녹음된 것이긴 한데 아직 그 차이가 별로 귀에 들어오진 않는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브람스의 Hungarian dances, 드보르작의 Slavonic Dances 피아노 연탄곡. 여러 연주자들이 있었는데 아빠의 추천으로 Michel Beroff와 Jean-Philippe Collard의 연주를 골랐다.
사실 주문할 때 마침 인터넷에서 리히터에 대한 글들을 읽고 있던 중이어서
리히터 앨범을 무지 많이 주문해버렸다.
또 한가지 요즘 라디오클래식에서 피아노 곡 인기투표를 하고 있어서 매일 가장 "사랑받는" 곡들을 반복해서 들려주기에 매일 듣다 보니, 유명한건 알았어도 예전엔 이렇게 좋은지 몰랐는데, 왠지 자꾸 새롭게 들리는 곡들이 있어서 며칠간 갖고싶은 충동에 시달리다가 결국은... 피아노 앨범만 잔뜩 사게 된 것이다. 예를 들면 브람스 헝가리무곡 1번이나 라벨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가 그랬다.

요즘 또 자주 듣는 음반은 바렌보임이 연주한 멘델스존의 무언가(Lieder ohne Worte)... 정말 들을 수록 더 매력있고 아름다운 곡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Bach의 키보드 협주곡 음반들을 우연히 읍내나갔다가 프로모션으로 아주 괜찮은 가격에 구입했는데 (Perahia와 Gould, 그리고 David Fray라는 81년생 프랑스 피아니스트 연주) 이건 약간 숙제처럼 듣고 있다. 비교하면서. 나는 아직은 바흐 피아노 곡 중에선 평균율이 제일 좋다. 물론 전자는 협주곡이고 평균율은 피아노 독주지만 아무튼.

그리고 Lipatti의 Besançon récital 앨범에 있는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8번 1악장이 너무 좋아서 여러 피아니스트들의 연주를 찾아 들어 보았는데, "여러"라고 해봤자 Gilels와 Arrau를 들어본 게 전부지만. 아무튼. 그런데 신기하게도 분명히 같은 곡인데 느낌이 이렇게 다들 다를 수가 있나 놀랍기 그지 없었다. 하지만 내겐 리파티의 연주 만큼 좋은 건 없었다.
특히 아라우는... 베토벤 소나타들을 들어봤을 때도 그랬지만 뭔가 피아노 줄 하나하나를 아주 또박또박 탁 탁 당겨서 치는 느낌이었는데, 다만 그런 선명하고 힘 있는 연주법이 이 곡에는 너무 강한 것 같다. 피아노 줄이 아니라 곡이 먼저 끊어질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그는 굉장히 독창적인 박자 감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길렐스의 것은 다시 들어보아야겠지만 이 묘하게 우울한 곡의 느낌을 가장 풍부하게 살려내는 능력으로는 (비교의 폭이 너무 좁지만... 저 셋 중에선) 리파티를 따라올 사람이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친구가 보내준 서프라이즈 선물
조지오웰 평전과 무라카미 하루키의 또하나의 재즈에세이.
한글로 된 책이 너무 보고싶었던 요즘인데 이렇게 적절한 타이밍에 좋은 책들을 선물받아 행복하다.
더군다나 더 감동적인 것은... 얼마전 조지 오웰의 1984를 아주 인상깊게 읽었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곧바로 그 작가에 대한 평전을 챙겨준 친구의 센스와 사려깊음이다. 줄쳐가며 열심히 읽어야지.

좋아하는 사람들과 갖는 어떤 종류의 교감도 사실 유쾌한 일이지만 특히 책과 음악에 대한 감상을 나눌 수 있는 건 더욱 즐겁고 또 감사할 일인 것 같다.
어서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가서 아빠와 친구들과 수다 떨며 음악 실컷 듣고 싶다.
아 그리고 내일은 드디어! 플레이옐에서 바렌보임의 공연이 있는 날이다.
베를리오즈의 곡들은 아직 딱히 찾아 들어본 적이 없는데 기대된다.
AND

The second psychological premise of the industrial age, that the pursuit of individual egoism leads to harmony and peacem growth in everyone's welfare, is equally erroneous on theoretical grounds, and again its fallacy is proven by the observable data. (...) To be an egoist refers not only to my behavior but to my character. It means: that I want everything for myself; that possessing, not sharing, gives me pleasure; that I must become greedy because if my aim is having, I am more the more I have; that I must feel antagonistic toward all others: my customers whom I want to deceive, my competitors whom I want to destroy, my workers whom I want to exploit. I can never be satisfied, because there is no end to my wishes; (...)

 

Society in which egotism, selfishness, and greed did not exist were supposed to be "primitive", their inhabitants "childlike."

 

Erich Fromm, To Have or to Be, London, 1976, 2008, p. 5-6

 

지난 시대의 글들에서 현재에 적용 가능한 "맞는 말"들을 찾아내는 일은 반갑고 안심되는 일이나 한편으로는 참 속상한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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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에서 "참수당한 산"이라는 르포 기사를 하나 읽었다.

미국 appalachia 고산지대 내에서만 500여개의 봉우리가 석탄 채굴 및 개발의 목적으로 잘려나갔고 부분적으로 파괴되었으며 이제서야 국가적 이슈로 논의되기 시작했다는 내용.

사진을 보니 끔찍하다. 산의 사진이었는지도 처음엔 몰랐다.

한국의 현실도 크게 다르지 않은 걸로 알고있어 대단한 충격은 아니었지만

기사가 전달하는 내용이 씁쓸하고 한스러운 것은 여전하다.

에리히 프롬의 to have or to be를 얼마전에 샀는데 아직 인트로밖에 못 읽었지만 아무튼...

70년대에 이미 했던 말을, 이미 상투적으로 느껴지리만큼 익숙한  현대 산업문명에 대한 자성의 말들을 30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또 반복해야 하다니.

게다가 갈수록 상황이 나아지기는 커녕 고삐 풀린 말처럼 더 개발과 개발 소비와 소비로만 달려가는 이 사회를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신문만 몇 쪽 들여다 보아도 셀 수 없이 많은 문제들이 세계 곳곳에 뿌리 깊이 곪아있는데 (적어도 아직 뭘 잘 모르는 내게는 다 압도적으로만 보인다.) 어떤 정치인이, 아니 어떤 개인이 이 모든 에 대한 명료한 해결책을 가질 수 있을지는 정말 의문이 아닐 수 없다.

흔들리지 않는 신념, 철학적인 중심을 갖는 것이 그리고 또 그 중심을 지키고 관철하는 것이 ultimate한 해결책은 아닐지라도 우선 시작점은 되겠지.

가장 중요한 무언가를 깨닫고 늘 잊지만 않는다면..일단 미약하더라도 옳은 행동들을 할 수 있겠지.

물론 막상 내 말과 행동에 막중한 책임감이 지워지는 상황에 맞닥뜨린다면 말처럼 쉽지많은 않겠지만 그래도 지금의 나로서는 예의 우울하고 골치아픈 질문을 임시적으로나마 덮어두려면 이런 결론을 내리는 수 밖에는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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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아주 사소한 기억들이 이상하리만큼 강렬하게 다시 돌아오는 때가 있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중학교 3학년이었던 김한결의 모습이 무척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하하
창피하고 후회되는 일들도 많지만 그래도 가만히 생각해보면 참 좋은 시절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때 나는 정말 아무 걱정이 없었다.

집에 오븐이 생긴 것도 중3 때 였을 것이다.
학교가 파하고 집에 오면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케이크나 쿠키를 구웠다.
남대문 수입시장이나 이태원 근처 수입 식재료 가게들을 돌아다니면서 무염버터나 조그만 식용 장식, 체리 럼주나 제과 기구들을 무지 사모았었는데.
교보문고 해외도서 코너를 출근하다시피 찾아가서 케이크 레시피 책을 몇번이나 들춰보았다.
물론 너무 비싸서 실제로 산 것은 한두권 뿐이지만 그때 샀던 100가지 케이크 레시피가 든 커다란 책은 당시 내겐 그 어떤 교과서보다 소중했다.
교과서라니 별로 느낌이 안 오는구나. 그 어떤 만화책보다 소중했다.
정말 제과제빵 쪽으로 나갈까도 나름 진지하게 고민했었지만 곧 내린 결론은
집에 오븐이 있으니까 이렇게 열심히 만드는 거지 내가 달리 특출난 재능이 있는 것은 아니다
라는 것이었는데
아무래도 잘 생각한 것 같다 ^_^;;

그리고 사실 그 시절을 떠올리게 된 것은 무엇보다 그 당시 듣던 노래들이 생각나서인데 ㅋㅋ
고등학교 때 일본어과를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되어주었던
일본 노래들.... 지금 생각하면 너무 유치하고 애기같은데 그래도 뭐... 귀엽다 어렸으니까!
좋은 노래를 들으면 꼭 가사를 찾아보는 버릇이 있는 나는
그때도 그 생소한 일본어 가사들을 꼭 알아내 이해해야만 했고
그 과정에서 일본어를 배워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내가 좋아했던 가수는 speed라는 일본 여자 아이돌 그룹이었는데.... ㅋㅋ
무엇보다 나랑 나이 또래가 비슷해서 더 "빠져들"었었나 싶다.

내가 정말 열심히 케이크를 구워 댔던 1999년의 겨울
그들의 새앨범 Carry on my way가 발매되었고
아마 나는... 예약주문까지 해서 그 앨범을 손에 넣었던 것 같다....
아니면 일본에 갔을 때 사왔었는지도 모른다...... 무서운 나의 집념...
아빠가 당시 꽤 신경을 써서 장만하셨던 거실의 홈시어터로 나는 그 앨범을 "줄창" 들었다.
밀가루를 곱게 체 치고 반죽을 하고 케이크틀에 유산지를 깔면서
계속 그 노래들을 외워서 따라 부르고 했던 기억들이 정말 생생하다.
내 기억으로는 그해 겨울엔 꽤 눈이 많이 왔었는데, 그 앨범에 든 노래들은 다들 겨울에 잘 어울렸다. 뭐 그때야 그들의 무슨 노래든 감사히 들었을 때였지만.

그리고 나는 그 이듬해 봄 친구들과 헤어져 고등학교에 입학했고
speed라는 그룹 역시 머지않아 해체되었다.
완전히 생활이 달라지면서 케이크도 더이상 만들지 않게 되었고
고등학교 1학년 때 아주 오랜만에 친구 생일에 머핀을 구워갔었는데
아주 아주 맛이 없었던 기억이 난다.
한동안 그 어린 여자아이들의 노래도 잊고 지냈었는데
오늘에야 문득 그 노래들이 다시 듣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찾아보니 2009년에 그들이 다시 모여서 옛 노래들을 재녹음하고 앨범을 냈다는 얘기가 있었다.
유튜브에서 찾아낸 바로 한달 전의 그들의 라이브 영상.
정말 많이들 자랐구나. 완전히 어른이구나.
벌써 10년전이니 그럴만도 하다.
더이상 창법도 목소리도 예전과 같지 않지만 그래도 듣는 것 만으로 왠지 모르게 기운이 난다.
아하하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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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도 이렇게 지나간다.
이렇게?
다른 달들에 비해서 딱히 부족한 것은 없는 달이었다.
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고 (내 생각에)
책도 많이 읽었다. 특히 집에 쌓아두었던 몇권의 고골리를 단숨에 읽어버린 것은 정말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푹 찌던 여름에 잘 어울리는 소설들이었다.
반면에 신문은 아주 열심히 보진 못했다. 조금 후회가 남지만
어제 우편함을 보니 르몽드에서 지난 7-8월간 연재되었던 여러가지 특별기획 기사들만 따로 묶어서
단행본? 처럼 만들어 보내주었길래 안심했다.
대신 기타를 약간 칠 수 있게 돼서 좋다. 물론...아주 약간......

9월 4일에는 lou reed와 laurie anderson 콘서트가 있다. 비싸서 (50유로) 표를 못 구했는데 당일날 저녁에 무턱대고 가서 줄을 서 볼 의향도 충분히 있다.
9월 8일엔 폴리니의 공연을 보러 간다. 한 해의 시작을 폴리니의 피아노로.! 너무 좋다.
11월에 루브르에 정말 움베르토 에코가 오는 걸까?
아니면 움베르토 에코가 선정한 음악들로 콘서트를 한다는 걸까? 빨리 다시 찾아봐야겠다.

내겐 1년 중 8월 말이 가장 행복한 것 같다. 물론 매일 매일이 소중하지만 당연히...
8월 말은 달력을 보지 않고도 코끝에 닿는 바람의 냄새만으로 왔음을 알 수 있는 유일한 때이다.
나는 가을이 너무 좋다.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지금이 좋다.

두리뭉실한 무거운 바람, 따뜻하고 전혀 달지는 않지만 단 것 같은
바로 며칠 전까지만 해도 불어오던 여름의 바람과 달리
8월 28일 아침의 바람은, 예를 들면, 그런 무게가 완전히 사라져 가볍고 청량한
어쩌면 풀향기마저도 담고 있는 그런 것이었다.
매년, 정말 단 한 해도 빼놓지 않고 매년 8월 31일 즈음에는
눈을 떠 이불 속에서 코끝만 내놓고 뭔가 공기가 달라졌음을 느끼고
왠지 모를 설레임에 심장마저도 어제와 다르게 새롭게 뛰는 듯한 아침이 늘 있었다.
빠짐없이 기억하고 있다.

그게 바로 어제와 오늘. 어제보단 오늘 바람이 조금 더 찼다.
문득 사계절이 존재한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생각해 본다.
자연과 소통하는 법이라고는 도무지 소비 밖에 모르는 나에게도 가을은 새 것을 가져다 주는구나.
더군다나 나같이 쉽게 질리고 지겨워하는 성격인데다 매일 매일 날씨의 영향으로 하루 컨디션이 좌우되는 사람에겐 계절의 변화가 너무나도 소중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의 가을이 그립다.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가을을 맞아본 게 벌써 5년전이구나.
서울의 엄마 아빠도, 더 추운 곳에 있을 동생도
친구들도 다들 선선한 바람에 우울했던 기억들일랑 씻어버리고 가을을 맞이하고 있기를.
아무리 바빠도 가을이 다가오는 길에 반가운 웃음 한번 지어주고 싶다
그래야 내년 이맘때도 잊지않고 인사하러 와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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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기타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한지는 참 오래되었는데
피아노나 제대로 치자는 생각에 계속 꾹꾹 참고 있었다.
물론 지금도 그냥..늘 제자리 걸음인 것 같아서 풀이 좀 죽어있다.
사람들이 모두들 기타를 너무 잘 치는 걸 보고 .... 너무 즐거워 보이길래...
나도 끼고 싶어서........
나는 정말 이런데는 욕심쟁이니깐.......
허영쟁이라서......
이기도 한데 정말 기타 소리 너무 듣고 싶어서 그랬다. ㅠ ㅠ 나도 기타 소리 내보고싶어서
며칠간 계속 끙끙 앓다가
결국 중고로 구입함.

짜잔




너무너무 너무 너무 너무 예쁘다. 반짝반짝한 까만색 !!!!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로베르는 기타를 치는 거 같이 앉힐 수 있는데 곰돌이는 자꾸 누워버린다

내일 친구한테 부탁해서 튜닝하고
배워야지 !!!!!

인터넷에서 코드 보면서 계속 연습하고 있는데
손 끝이 너무 아프다 ㅠㅠ
도대체 손가락을 어떻게 꼬아야지 코드를 제대로 누를 수 있는 건지 정말... 고생길이 눈에 훤하다
그래도 진짜 너무 좋다 그냥 껴안고 줄을 퉁기기만 해도 좋아 죽을 것 같다.
c와 g에 약간 질렸지만 다른 코드는 잘 못치겠다.

피아노나 제대로 하라고 꾸짖는 목소리가 귓가에 선하다
뭔가 하나 물고 늘어져서 끝을 보진 못하고 자꾸 요거 했다 저거 했다.
나도 나의 이런 성격이 가끔 아주 치가 떨리도록 싫지만
그치만 이게 그냥 나인 것 같아서 이젠 스스로도 좀 포기한 상태다.
고쳐야지 고쳐야지 이를 악물고 노력을 하는 부분도 있기는 한데 (자꾸 치아와 관련된 표현)
그래도 정말 중요한 것만 잘 끝내면 되지! 악기는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면 얼마나 좋아
오늘도 석연찮은 말들로 스스로를 다독이는 낯설지 않은 하루.


검색하다보니 일본 사이트에 사진이 많이 올라와있어서 주소를 첨부함.

http://1484.bz/kobe-sannomiya/9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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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상당한 긴장과 계속 되는 초조함 속에서 살다보니.
잠시 기분 전환을 할 만한 뭔가가 없을까 생각하다가
아. 몸을 움직여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찾아본 국민체조
ㅋㅋㅋ아... 초등학교 운동장 조회 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솔직히 동영상 같은거 안봐도 노래만 틀어놓으면 진짜 다 외워서 할 수 있는데,
이 동영상을 굳이 여기다 올리는 이유는
동작 보여주시는 여자분두 처음에 웃긴 거를 참느라고 애쓰시는 모습이 ㅋㅋ너무 정겨워서
따라하는 나도 넘 웃겨서 그냥 웃고 시작했다. ㅋㅋ
하지만 동작을 거듭할 수록 완전 진지해지는 내 자신을 발견
나름 얄미운 모범생이었던 초등학교 때의 모습이 아직 내게 남아있는 것 같아 문득 섬짓했다.
등배운동? 할 때 허리 뒤로 젖히고 하늘 쳐다볼 때 전교생이 다들 "으아~~" 하고 소리질렀었는데.
와 초등학교 때가 너무 옛날인 것 같아서 기분이 이상하다.



그리고 이건 옛날에 사무실에서 계속 앉아있다 보면 잠도 오고..
뭣보다 운동부족으로 가는 급행열차일 것 같아서. 몇번 해봤던 올챙이 체조




사무실에서 인턴이 이런거 노래 틀어놓고 따라하고 있어도 아무도 야단치지 못하시고 않으시고
생각해보면 문화원 분들 너무 이해심 많고 좋은 분들이셨는데.
아니 굳이 지금 돌이켜보지 않아도 그때도 너무 감사하게 생각했었지만
어쨌든 나는 사무실에서 올챙이 율동을 따라하는 철없는 올챙이 사원이었다는 건 맞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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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만 쓰고있다.
는 아니고
실컷 놀고 나서 지겨워지고 불안감이 스멀스멀 밀려올 때는 열심히 논문을 쓰고 있다.
놀고 남는 시간에 공부하라는 부모님의 소중한 가르침 나는 영원히, 충실히 따를 생각이다.



27일날에는 정말 많이 기다렸던 머레이 페라이어의 리사이틀에 다녀왔다.
바흐의 파르티타, 베토벤 15번 pastorale, 그리고 브람스의 헨델 변주곡.
앵콜곡으로 들려준 쇼팽 마주르카와 슈베르트 impromptus 3번 너무 좋았다. 완전 감동.
역시 곡을 알고 콘서트에 가야 다른 연주랑 비교도 되고 더 좋은 것 같다. 브람스 헨델 변주곡은 솔직히 한번도 못들어봤던거라 좀 아쉬웠다.


날씨가 좋아서 다들 풀밭으로 나온다. 와인에 빵에 과자에 바리바리 챙겨서
지난 토요일 저녁 champs de mars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이랑 진짜 이렇게 눈물나게 웃으면서 놀아본 일도 참 ㅋㅋ드물다
게임하자고 해서 뭔가 딱 보니까
옛날에 밀라노에 미카엘라 보러 갔을 때 이탈리아 애들이랑 영어 불어 이태리어 섞어서 하느라 정말 재미없고 힘들고 눈물겨웠던 그 게임......
http://www.keljeu.com/images/p/societe/asmodee/deco/times_up_alpha.jpg

그래도 이번엔 진짜 너무 재밌었다. 하하.

퐁텐블로에 피크닉도 다녀옴. 날씨가 너무너무 좋았다. 중간중간에 좀 쌀쌀하기도 했지만
내내 운전하느라 고생해 준 도미닉한테도 넘 고맙고.
암튼 친구들이랑 오랜만에 시덥잖은 농담으로 넋이 나가게 웃고 숲에서 누워 책도 보고
일단 파리를 벗어나서 진짜 숨이 탁 트이고 좋았다.

숲 입구 쯤에서 나라들 이름이 쭉 적혀있는 기념물..을 발견함.
우리나라를 찾음.
자세히는 못봤는데 무슨 UNCI? UCNI? 아마 전쟁 관련한 그런 내용인 것 같았다.

밥 먹고 돗자리에 누워서 하늘 보면서 사진 찍은 것.


사진으로 다시 봐도 또 가고싶다.
논문 빨리 끝내고 7-8월에 실컷 다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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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 qu'il me fa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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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생일선물로 법정스님이 쓰신 '혼자 사는 즐거움'이라는 책을 받았다.
오랜만에 읽는 한국책인것도 반갑고 사이즈도 적당하고 가벼워서 들고다니면서 열심히 읽고 있다.
사실 처음에는 대단한 걸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읽으면 읽을 수록 깊은 가르침을 주는 책이다.
괜한 반항심? 때문이었을까
나도 혼자 있는 거 잘 할 수 있어, 하는. 하하
사실 자격지심에 더 그랬던 것 같다.
친구도 사실 내가 어떤 상태였는지 알고서 선물한 걸테고.
프랑스에 와서 나는 정말 또다른 나를 발견했다.
지독하게 외롭고. 구차하게 사람을 타고
유치한 자기연민에 사로잡혀서 정작 중요한 일을 하지 못하고 겉을 맴도는 나날들을
수없이 보내면서도 정작 무엇이 문제인지는 잘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사실 지금도 이 상황을 내 스스로 완전히 컨트롤 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만큼 타지에 혼자 있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 듯 하다.
내가 너무 사람을 좋아해서 더 그런지도 모르고.
아직 철이 덜들어서 그런지도 모르고..
스스로에게 조금 더 집중하고 혼자서 더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누군가를 만날 약속을 할 때 나는 늘 모든 것이 완전히 딱딱 결정되어 있기를 바라는데
장소와 시간은 물론이고 무엇을 할 것인지 어디에서 만나서 같이 갈 것인지 무엇을 먹을 것인지
헤어지고서는 무엇을 할 것인지 뭐 등등
약속 장소로 가면서도 왠지 모르게 이사람이 제대로 오고 있는지, 늦지는 않는지 불안해서
계속 전화로 확인을 하게 되고 혹시나 연락이 안되면 그렇게 안절부절 못할 수가 없다.
나는 내가 (혹시나) 철두철미하고 꼼꼼한 사람이라서 그런 게 아닐까 ?? 좋게 생각했는데
그것보다는 음..인간 관계에 대한 딱히 이유를 알 수 없는 나의 끝없는 불안감 때문인 것 같다.
뭐가 그렇게 쓸쓸하고 외로운 걸까?
외로움을 해소하려고 이것저것 해보기도 하고 사람들도 만나고 하지만
물론 정말 좋은 사람들이 나를 기꺼이 만나주고, 많은 유익한 시간을 보내지만
가끔 정말 우스울 정도로 의미없는 일로 시간을 보낼 때가 있다.
그놈의 외로움 때문에! 라고 나는 생각한다.그리고 그게 맞다. 어쩔줄을 모르고.

더 우스운 것은 사실 그 고독이라는 감정은 누가 곁에 있던 없던 어느때고 치밀어 오른다는 것이다.
집 앞에서 방금 헤어졌는데도 문을 닫고 집으로 막 들어섰을 때의 그 쓸쓸함은,
문득 돌이켜보니 며칠동안이나 아무도 만나지 않았음을 깨닫는 때의 그것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결국은 내게 외로움에 정도라는 것은 없는 것 같다.
딱히 확실한 이유나 사건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냥 내가 그런 것이다.
그러니까 그냥 외로운 정도가 늘 비슷하다.
누가 있어도 없어도.

혼자 사는 즐거움이라.
나는 한참 멀은 것 같다. 부끄럽다.

와. 쓰다보니까 되게 pathetique 하게 됐다.pitié.........
그래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
그래야지.
하여간 오늘처럼 하루종일 허탕만 치고 약속도 다 깨지구 이런 날은 약간 굉장히 기분이 안좋다 -
이런 외부적인 요인이 있을 때는 어쩔 수 없지 뭐.
이런 날도 있어야지 다른 날 즐거운 줄 알겠지.
빨리 해가 반짝 반짝 나서 소풍갔으면 좋겠다.
어제 날씨가 정말 좋았어야 했는데. 아쉬워





rectification!
책 제목은 혼자 사는 즐거움이 아니라 "홀로 사는 즐거움"인데 잘못 썼습니다.
전에 발견하고 아차 싶었는데 이제서야 고치네요. (2009.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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