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the first day of the rest of my life/오늘 | 57 ARTICLE FOUND

  1. 2010.05.08 5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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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0.04.15 4월14일
  4. 2010.03.30 3월 29일 밤.
  5. 2010.03.20 Seba Jun (1974-2010)
  6. 2010.03.15 밀린 일기.
  7. 2010.02.11 2010년 2월 10일 2
  8. 2010.02.08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듣고싶은 음반
  9. 2010.02.06 Why try to change me now 4
  10. 2010.01.30 études 3

어젯밤에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집에 꾸역꾸역 쌓아둔 온갖 종이-인쇄물-편지들을 모조리 꺼내서 정리하는데 몇시간을 보냈다.
지금까지 여행했던 수많은 도시의 이름들, 그 점잖은 미술관들, 마음에 들어 구입했던 온갖 엽서들을 손가락사이 쓸어담으며 정말 이게 다 언제인지 기억도 가물가물해 어쩐지 씁쓸했다. 중간 중간 아, 하고 잊고있었던 추억들이 다시 살아나기도 하고, 영영 다시 재구성을 할 수 없는 조각난 이름들에 스스로를 책망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내 머리를 복잡하게 했던 것은 내가 지금까지 받아왔던 의외로 많은 편지들이다.
친구들이 정성스럽게 손으로 쓴 세계 곳곳에서 내게 보내져 온 고마운 마음들
컴퓨터 자판이나 핸드폰을 몇번 두드리는 것으로 끝나는 안부인사들이 아니라 정말 손으로 쓴.
나는 그 정성들에 과연 얼마나 답장을 하고 과연 얼마나 보답을 했을지.
늘 욕심이 많아 받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감사하는 일에 쉬이 소홀하는 모자란 김한결이다.
나를 위해 마음 써주는 소중한 사람들을 얼마나 쉽게 잊고마는지. 반성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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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늘상 하는 통화지만 나름 오늘은 어버이날이라고 머리를 쥐어짜내 이쁜 말들을 해보는데
엄마의 마음은 너무 크고 넓어서, 내 약은 애교들은 그저 부끄러울 뿐이다.
내가 행복하기를 항상 바란다는 엄마에게 받기만 하는 딸인 내가 무슨 대답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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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루브르에 잠시 들러 19일날 있을 Stephen Hough의 피아노 리사이틀 티켓을 구입했다. 몇자리 남지 않았던데 다행이다. 에고 ㅋ
공연 본지가 좀 됐다고 몸이 또 근질근질 하군. 10일날은 Joshua Bell 보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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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과 라디오프랑스 필하모닉의 라벨/무소르그스키 공연을 23일에 다녀왔다. 후유증이 가시지 않음. 라벨 전기를 어제 한 권 샀다 - 가 아니라 사달라고 졸라서 받았다.고맙습니다.흑..
그 날 협연한피아니스트 로저 무라로의 길고 큰 손. 손으로만 본다면 호로비츠 할아버지의 직계. 집중력있는 밀도 높은 피아노 콘체르토 en sol 을 들려주었다 이는 물론 무엇보다도 라벨의 힘이요 거기에 정명훈의 덕이 컸다고 본다.

지난 29일엔 오랜만에 샤틀레에서 공연을 관람했다. 충동적으로. 라기에는 너무 치밀한 사전계획.
orchestre national de France + Daniele Gatti 의 말러 3번.
곡에 감동. 열정적이지만 완전히 수긍할 수는 없는 지휘.




iPod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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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는 것은 재밌는데.....내 글을 쓰기는 너무 어렵다.
크눌프와 리스트 잊혀진 왈츠. 메피스토 왈츠
archive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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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고 무의미하게 시간을 흘려보내기는 얼마나 쉬운가.
피곤함에 스스로를 다독이며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가는 밤은 그만큼 더 달콤하다.

하루 종일 이것저것 쓰고 싶은 말이 굉장히 많았는데 막상 쓰려고 하니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사실은 글을 쓰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그 망각에 한 몫 하는 것 같다.
애써 생각했다 지우고, 떠올렸다가 다시 가라앉히고 반복하고 있다.
대체 무엇이 그렇게 무서운지. 읽히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내가 읽는 것에는 무척 적극적이고 때로 전투적이기까지 한 것을 생각하면 우스운 일이다.

문득 Ayn Rand가 쓴 The Fountainhead 책이 생각난다. 사실 컴퓨터 바로 옆에 놓여있어서.
오랫동안 시간과 공을 들여 열심히 메모해가며 읽은 책인데 아무 말도 안하고 넘어가긴 아쉽다.
아무래도 작가의 세계관은 나의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그것은 각자 처해 있는 시대 상황이 다른 까닭인지도 모르고, 작게는 그저 개인의 견해 차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인간의 숭고한 의지, 삶의 의미를 물질적 창조와 자연에 대한 극복, 나아가 정복에서 굳이 찾으려 하는 그 태도는 아무리 생각해도 현명하지는 않은 것 같다. 뉴욕의 마천루 펜트하우스에서 널찍한 유리창을 통해 인간의 손으로 건축한, 불이 꺼지지 않는 밤의 도시를 바라보며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주인공들의 개척자로서의 심리를 아주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좀 느끼한 것은 사실이다.

거의 신격화되다시피 한, 실제로는 별 하는 일도 없는 여주인공이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전체적으로 크게 감정이입은 되지 않았고. 남자 주인공 역시 무척 매력있는 캐릭터였으나 후반으로 갈 수록 마치 이 시대 마지막 히어로처럼 묘사되고 많이 겉멋이 들었다는 느낌이 들면서 처음과 같은 신선함은 곧 사라졌다. 차라리 일종의 anti-hero ㅡ 도 아니고 사실은 조연 정도 ㅡ 인 Peter Keating이 훨씬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전체적으로 보면 그래도 정교한 묘사와 날카로운 은유로 각 인물이 내포하는 상징성에도 현실적으로 동의할 만 하다. 작가의 철학이 조금 아쉬워서 인물들에게도 조금 정이 덜 갈 뿐인 듯도 싶다.

그 밖에, 스스로가 진정 원하는 대로 사는 것이 가장 힘들다 ㅡ 따라서 가장 옳다 ㅡ 는 격언과도 같은 반복적인 메세지 등에는 그래도 공감할 수 있었고 심지어 꽤 깊은 감명을 받기도 했다.

아. 이제 공부로 돌아가야지.
헤세의 크눌프를 읽고있다. 사람을 참 쓸쓸하게 만드는 책인 것 같다. 아직까지는.
그리고 수잔 손탁의 젊은 나날이 그대로(아마도) 담긴 일기모음집 Reborn. 이 책은 나를 참 부끄럽게 만든다. 그래도 읽어야지 어쩔 수 없다.

오늘은 친구 부모님이 참여하시는 와인박람회에도 다녀오고
내가 좋아하는 무화과빵도 샀다. 내일 아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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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갑작스럽게 또 허무하게, 거짓말처럼 한 음악가를 떠나보내면서.
세상이 늘 음악처럼 아름다울 수는 없다는 고통스러운 사실을 또 한번 절감합니다
편히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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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3일 정명훈과 에브게니 키신 협연.
2월 27일 사이먼 래틀과 베를린필하모닉.
3월 2일 베를린필하모닉 솔리스트 쿼텟+엘리자베스 레온스카야.
3월 12일 넬슨스와 씨티오브버밍엄 오케스트라
3월 14일 오늘 당타이송의 쇼팽 리사이틀.

이렇게 다섯개나 일기가 밀렸다.
그 사이에 노르망디도 다녀오고 그저께-어제는 쾰른도 다녀오고.

빨리 발표 마치고 써야지. 메모는 해놨지만 기억이 자꾸 흐려질까봐 걱정이다.
누가 그랬는데, 기억을 유지하는데 메모는 오히려 해악이라고. 불안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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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음악을 동시에 집중해서 듣기란, 아예 불가능하지 않다면, 너무 힘든 일이다.
하지만 헤세나 츠바이크의 글을 읽으며 그에 소름 돋도록 잘 어울리는 말러의 곡들을 듣는 늦은 오후는 이 세상에 태어났음을 새삼 감사하게 하는 놀라운 시간들이다.
데미안은 자기 전에 읽기에 그다지 좋지 않다는 걸 깨닫고 있다. 어릴 땐 전혀 몰랐는데!

내일 또 안트베르펜에 간다.
이번에는 2박 3일의 일정으로 여유있다.
그리고 정말 목이 빠지게 기다렸던 모리스 베자르의 Bolero 공연.
(솔직히 말하자면.. 생각보다 날짜가 빨리 와서 조금 얼떨떨한 정도이다 ㅋ 기다린건 사실이지만)
지난 6개월 사이 벌써 세번째 찾아가는 안트베르펜
충실히 늘 공부하는 마음으로 잘- 지내다 와야지.

왜 집정리는 해도 해도 끝이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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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리 하워드(Leslie Howard)의 리스트 왈츠 모음집이다.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고등학교 때 열심히 들었었던 기억이 이제서야 난다.
내가 태어난 해에 녹음된 음반이라고 괜히 의미부여하고 좋아했던 기억도 난다.
피아노 듣고 싶다고 하니까 아빠가 던져주셨던 것이었는지 아니면 내가 이것저것 뒤지다가 멋대로 가지고 와서 그냥 틀어놓고 그랬던 거였는지 아무리 기억을 짜내봐도 캄캄하다.
이 씨디를 내가 프랑스에 가지고 왔었는지조차도 얼마전에 씨디장을 정리하다가 겨우 알게되었다.
클래식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오히려 이유 없이 어설픈 반감마저도 가지고 있었던 어린 시절
피아노의 마력에 홀리게 했던 그 음반이다.
홀렸다고는 해도 그 이후에 한참 또 재즈에 빠져서 클래식은 거의 듣지 않았지만.
이 음반 만은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다른 연주자들과 비교도 하지 않고
무조건 소중히 아끼면서 듣고 싶다.
자꾸 들으면 흔해져버릴테니 아이팟에 옮기는 일 따위는 절대 하지 않을거다.

사실 방금 한 30분 전에 몇년만에 처음으로 다시 듣고 있는데,
첫 곡의 첫 마디가 흘러나오는 순간부터 옛날에 이 씨디를 듣던 그 때의 느낌이 고스란히 돌아와서  한 대 얻어맞은 것 처럼 잠시 멍해져 있었다.
이 곳 라디오클래식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프로그램인 "Passion Classique" 에 내가 손님으로 출연한다면, 세개의 petites madeleines musicales* 중 하나는 이 곡이 될 것이 분명하다.
아 나도 벌써 옛날 생각을 하면서 (별 또렷하지도 않은) 상념에 잠기는 나이가 되었나보다.

특히 깊이 인상에 남는 2번 트랙 mephisto waltz no.2 동영상이 있길래 가져왔다.
시간이 오래 지났어도, 사실 다른 누구의 연주와 비교하더라도 모자라지 않는 훌륭한 연주다.
씨디 자켓도 고야의 그림으로 무척 센스있게 잘 골랐다고 생각한다.
(반면 유튜브 영상의 정지화면으로 설정되어있는 Renoir의 그림은 좀 덜 어울리는거같다)





* 세개의 "음악" 마들렌 : 한글로 번역하니 좀 이상하지만, passion classique 이라는 방송은 진행자인 olivier bellamy와 매일 다른 한 명의 게스트에게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진행되는데,  그 중 게스트가 직접 고른 유년 시절의 추억이 얽힌 3 곡의 "마들렌"을 들으며 과거를 회상하는 부분이 있다. 이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나오는, 주인공으로 하여금 어머니와 어린 시절을 생생하게 떠올리게 하는 기억의 매개, 마들렌의 모티브를 차용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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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시나트라의 곡.
피오나 애플이 다시 부른 노래
오늘 날씨와
기분에 너무 잘 어울려서 ..이상함





I'm sentimental, so I walk in the rain
I've got some habits even I can't explain
Could start for the corner, turn up in Spain
But why try to change me now?
I sit and daydream, I've got daydreams galore
Cigarette ashes, there they go on the floor
I'll go away weekends, leave my keys in the door
But why try to change me now?
Why can't I be more conventional?
People talk, people stare, so I try
But that's not for me, 'cause I can't see
My kind of crazy world go passing me by
So, let people wonder, let 'em laugh, let 'em frown
You know I'll love you till the moon's upside down
Don't you remember I was always your clown?
Why try to change me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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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 학습. 공부. 연구.
계속 무언가를 읽고, 배우고, 쓰고, 말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고 있다.
시달린다는 말은 사실 옳지 않고, 거기서 부정적인 느낌을 조금 걷어내야 맞을 것인데
왜냐하면 파리의 생활에서 가장 즐거운 부분이 바로 그 시달림에서 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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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인터넷에서 주문한 Jean Martinon(장 마르티농)의 Ravel Orchestral Works 씨디가 오늘 오전에 보니 우편함에 도착해 있길래 무지 기뻤다.
이렇게 오래 걸려 원하던 무언가를 손에 넣는 것은 기다림이 길 수록 더 반갑다.
(또 너무 길면 좀 그렇지만..ㅋㅋ)
오늘은 비가 주룩 주룩 내리는 어쩐지 푹한 전형적인 이곳의 겨울날인데
좋아하는 Bolero를 틀어놓고 문득 보니 창밖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와 곡 내내 반복되는 찰랑이는 북(caisse claire) 소리의 박자가 묘하게 어우러져 참 듣기 좋았다.
우아하고 부드러운 바이올린과 자유분방하고 새큼한 소리를 내는 금관악기들, 그리고 대단히 세련된 리듬감과 박력이 무척 잘 어우러지는 좋은 연주다.
내가 들은 연주 중 가장 "기분 좋게" 마무리되는 볼레로이기도 하다.
글을 쓰다가 지금 들어보니 La Valse도 아주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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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쌓은 신문들을 어제 오늘에 걸쳐 싹 정리했다. 사실 아직도 정리할 게 조금 남았긴 하지만.
버리기 너무 아까운 신문들인데, 아무리 집에 두어도 필요한 것 이외에는 다시 뒤져보지 않을 것 같아 - 그리고 무엇보다 둘 곳이 없어서 - 아쉬운 마음을 애써 신문지와 함께 구겨누르고.
대신 스크랩을 좀더 체계적으로, 보기 좋게 잘 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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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모처럼 한국에서 놀러온 친구와 저녁 나들이를 나갔다가
노트르담 맞은 편 Shakespeare and Co. 의 귀여운 ㅋㅋ holiday 장식을 보고 사진까지 찍어왔다.
여기서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크리스마스나 무슨 날에도 거리에 별 변화가 없다. 조용하고, 적당히 어둡고, ...조용하고. 저렇게 전구만 달아놔도 감격하고 만다. 와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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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엄청 가지고 싶은것
이것들 때문에 지난 한 3일 동안 오늘 하루 빼고 매일 서점에서 계속 맴돌았다.

스탕달의 적과흑, 집에서 볼 책장용으로.



생텍쥐베리의 야간비행.
하지만 반드시 Gallimard 사에서 나온 아래 사진과 같은 ..blanche 컬렉션이어야 함
하지만 아마 살 수 없거나, 사지 않게 되겠지
하지만 너무 예쁘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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