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옐에서 인터미션 중 글을 미리 쓰고있다 집에 가면 아마 피곤해서 바로 잘듯해서

크레머의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처음들어보는데 음 아주 내스타일은 아니다
청량하고 강단있으면서도 바이올린의 거칠고 소박한 면을 매우 다채롭게 표현해내는 연주였지만 그만큼 조금 윤기가 부족하고 차가운 느낌을 많이 받았다.
특히 1악장 카덴차에서는 정말 내가 좋아하는 연주들과 극적으로 반대된다고 까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1악장 바이올린 솔로가 나오는 바로 첫 마디에 이미 코끝이 찡하고 눈물이 맺히는 값지고 남사스럽고 유난스러운 경험을 했다.

유려함과 서정성 그리고 긴장감을 고루 갖춘 플레트네프와 러시아국립오케스트라의 반주가 특히 마음에 들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진짜, 오케스트라로 완전히 곡을 만들어 내더라. 뭐라고 표현해야할지

오늘 예상치 못한 폭설로 인해 파리 시내로의 모든 트럭 화물차들의 진입이 통제되는 바람에 대형 악기들과 악보들과 ㅠ(그래서 쇼스타코비치 5번을 못했다) 무대 의상 ㅋㅋ들이 공연 때까지 도착하지 못했다. 그래서 orchestre de Paris로부터 필요한 것들을 대여해서 급히 프로그램을 바꾸고 하는 대소동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래도 취소되지 않아서 다행이다. 오직 이것 때문에 한국에 늦게가는건데 취소됐으면 얼마를 보상해준다고 해도 눈물 났을 듯. 얼마도 아니고 9유로 보상해줄텐데 아마 꽤나 허탈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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