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한 곳에서 홀로 밝은 물체를 바라보다가 눈을 감아보면 또다시 어둠 속에 오롯이 빛나는 그 형상을 볼 수 있다.
바라보다보면 곧 그 희끄무레한 광원도 그를 둘러 싼 까망에 문대어져 사라지고 만다.
시간이 흐르면 흐려지고 잊혀지고 마는 것은 기억 뿐만이 아니다. 중요했던 것, 소중했던 무언가를 더이상 또렷하게 되살려내지 못하는 것이 소홀한 마음의 잘못 만은 아닌 것 같다. 바로 눈 앞에서 빛나던 것도 눈만 감으면 이윽고 뿌옇게 사라져 버리는데 하물며 지나간 일이야 누구에게 그 망각의 책임을 물을 것인가. 섭섭해하지말자. 이렇게 위안을 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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