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29일 토요일,
체코 국립 오케스트라와 Eliahu Inbal, Thomas Hampson 의 Mahler 공연.
죽은 아이들을? 아이를? 그리는 노래, 그리고 교향곡 10번 (Cooke)

1월 30일 일요일,
LA 필하모닉과 Gustavo Dudamel, Kelley O'Connor 의 John Adams, L. Bernstein, 그리고 Beethoven 7th

1월 31일 월요일 오페라 바스티유에서 Francesca da Rimini

2월 1일 화요일 오늘은 Théâtre des Champs-Elysées 에서 Andras Schiff 독주회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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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하면서 음악을 들을 수 없다는 일은 특히 나처럼 멀티태스킹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정말 고통스럽고 실망스러운 일이다. 오늘 하루종일 집에서 공부를 하(려고 노력하)면서 줄곧 라디오 클래식을 들었는데, 왜냐하면 오늘 Alexandre Tharaud가 점심에 직접 방송 진행을 하고 저녁에는 Olivier Bellamy의 초대 손님으로 Passion classique 에도 출연하기로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은 야샤 하이페츠의 주요 녹음들을 선정해서 한시간 내내 들려주는 discoportrait 프로그램이 진행중이고. 읽어야 할 글들이 산더미같은데 음악도 놓칠 수 없어서 욕심을 내다보니 음악도 제대로 들은 것이 없고 공부 진도도 많이 나가지 못했다. 타로와 벨라미의 passion classique는 나중에 결국 다시 한번 돌려 들어야 했을 정도. 음.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겠지 아무래도. 음악을 들으면서 뭐든 다 할 수 있는데 공부만은 힘들 것 같다. 음악 들으면서 가장 하기 좋은 일은 설거지인 듯. (물론 물 틀어놓고 헹굴 때는 그것도 무리.) 아니면 산보. 아니면 버스타기. 어쨌든 공부랑 음악은 호환이 안되는 작업들인 것 같다. 푸풒이제는 공부해야지. 하고 결심하는 순간 하이페츠가 연주한 라벨의 valses nobles et sentimentales 이 흘러나온다. 귀신같은 라디오 클래식...

+ 역시 타로의 최최신음반 스카를라티 피아노 소나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
적을 것은 두가지
음 전곡을 차분히 들어보지는 못했으나 지금 느낌으로 타로의 스카를라티 연주는 너무너무 심하게 반지르르하다. (다행히도) 번지르르는 아니고 반지르르인데 그래도 너무너무 매끈한 연주라서 좀 겁날 정도. 아마 10유로 이하 가격으로 구할 수 있기 전에는 구입하지 않지 않을까... 그리고 무슨 연주가 3D 4D같이 울림이 넓은데 녹음 면에서 아주 내 취향은 아니다. 연주 자체가 나쁘다는 말이 결코 아니지만.
그리고 또 하나 스카를라티 피아노 연주에서 작곡가가 단 한가지 팁을 준 것이 있다면 "Soyez heureux," 즉 "행복할 것" 이었다. 아주 쉬운 말인데도 자꾸만 까먹어서, 들을 때마다 늘 충격적인 이 말. "행복할 것."



추가로 라디오 클라식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알렉성드르 타로의 연주 영상이다.
행복한 타로 ?
하지만 이 연주는 몇부분을 제외하고는 정말 내 취향과는 거리가 있다.
광고에서 보니 에스파냐 느낌으로 스카를라티를 연주하고싶었다 하던데 과연 그런가 싶기도 하고.
연주를 마치고 손가락을 부챗살처럼 말아 쥐는 모습이 인상적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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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팅크가 지휘하는 챔버 오케스트라 오브 유럽의 공연에 다녀왔다.
프로그램은 베토벤의 피델리오 서곡, 교향곡 8번 그리고 5번이었다.

8번도 아주 딱 떨어지는 단정하고 민첩하고 재치있는 즐거운 연주였고
음 특히 1악장.

5번 역시 마음에 들었다.
엄청나게 신나보였던 오보에 솔로의 프랑수아 를루 (François Leleux) 를 필두로 한 관악 (클라리넷, 오보, 플루트) 의 활약이 돋보였다. 무척 보기 좋았고 듣기 좋았던 것은 물론 두말할 것이 없다. 다만 피콜로는 내가 듣기에는 이질적인 - 삑살...에 가까운 - 소리를 냈고 따라서 꽤나 거슬렸으나 나중에 하이팅크 할아버지는 일으켜세워 박수를 보내주었다. 왜일까.
1악장에서 (내가 기대하는) 무시무시한 박력이랄까 카리스마는 조금 모자랐지만 그 대신 콤팩트하고 정갈한, 지리하지 않고 구차하지 않은 좋은 연주였고
2, 3악장은 정말 훌륭했다. 각 악기의 선율들이 생생하게 살아있으면서도 전체의 합주가 조화로운.
4악장도 전체적으로 좋았으나 도 - 미 - 솔 --- 파 미 레 도 레 도 한다음에 도 도 레 - 레 레 미 - 요 사이의 간격이 너무 좁아서 좀 여운이 덜하게 느껴졌다. (나는 그 부분에서 깊게 호흡을 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것 빼고는 흠잡을 데가 없었다. 기분이 정말 좋았다.
옆자리에 앉으신 입냄새할아버지의 1분간격기침+재채기 공격을 제외하면 정말 만족스러웠던 공연이다. 전에는 몰랐던 챔버 오케스트라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몸집이 작은 돌격대 같은 느낌

욕심이지만 콘서트헤보우와 하이팅크 선생님의 연주를 듣고 싶어졌다
하이팅크의 음반을 많이 들어보지는 않았지만 음 아주 좋은 지휘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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