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아침 라디오에서 듣고
쇼팽 프렐류드 1번이랑 완전 착각한 곡 -
들을 수록 뭔가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매력이 있다.
Alicia de Larro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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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집에 꾸역꾸역 쌓아둔 온갖 종이-인쇄물-편지들을 모조리 꺼내서 정리하는데 몇시간을 보냈다.
지금까지 여행했던 수많은 도시의 이름들, 그 점잖은 미술관들, 마음에 들어 구입했던 온갖 엽서들을 손가락사이 쓸어담으며 정말 이게 다 언제인지 기억도 가물가물해 어쩐지 씁쓸했다. 중간 중간 아, 하고 잊고있었던 추억들이 다시 살아나기도 하고, 영영 다시 재구성을 할 수 없는 조각난 이름들에 스스로를 책망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내 머리를 복잡하게 했던 것은 내가 지금까지 받아왔던 의외로 많은 편지들이다.
친구들이 정성스럽게 손으로 쓴 세계 곳곳에서 내게 보내져 온 고마운 마음들
컴퓨터 자판이나 핸드폰을 몇번 두드리는 것으로 끝나는 안부인사들이 아니라 정말 손으로 쓴.
나는 그 정성들에 과연 얼마나 답장을 하고 과연 얼마나 보답을 했을지.
늘 욕심이 많아 받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감사하는 일에 쉬이 소홀하는 모자란 김한결이다.
나를 위해 마음 써주는 소중한 사람들을 얼마나 쉽게 잊고마는지. 반성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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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늘상 하는 통화지만 나름 오늘은 어버이날이라고 머리를 쥐어짜내 이쁜 말들을 해보는데
엄마의 마음은 너무 크고 넓어서, 내 약은 애교들은 그저 부끄러울 뿐이다.
내가 행복하기를 항상 바란다는 엄마에게 받기만 하는 딸인 내가 무슨 대답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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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루브르에 잠시 들러 19일날 있을 Stephen Hough의 피아노 리사이틀 티켓을 구입했다. 몇자리 남지 않았던데 다행이다. 에고 ㅋ
공연 본지가 좀 됐다고 몸이 또 근질근질 하군. 10일날은 Joshua Bell 보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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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과 라디오프랑스 필하모닉의 라벨/무소르그스키 공연을 23일에 다녀왔다. 후유증이 가시지 않음. 라벨 전기를 어제 한 권 샀다 - 가 아니라 사달라고 졸라서 받았다.고맙습니다.흑..
그 날 협연한피아니스트 로저 무라로의 길고 큰 손. 손으로만 본다면 호로비츠 할아버지의 직계. 집중력있는 밀도 높은 피아노 콘체르토 en sol 을 들려주었다 이는 물론 무엇보다도 라벨의 힘이요 거기에 정명훈의 덕이 컸다고 본다.

지난 29일엔 오랜만에 샤틀레에서 공연을 관람했다. 충동적으로. 라기에는 너무 치밀한 사전계획.
orchestre national de France + Daniele Gatti 의 말러 3번.
곡에 감동. 열정적이지만 완전히 수긍할 수는 없는 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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