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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1.08 Antwerp Lover


지난 주말 친구랑 안트베르펜(Antwerpen, Antwerp, 혹은 Anvers) 에 다녀왔다.
맛있는 거 잔뜩 먹고 운좋게 잡은 좋은 호텔에 미술관도 다시 꼼꼼히 보고.
무엇보다 바깥 바람을 쐬고 일과에 대한 부담 없이 쉬다 올 수 있어서 좋았다.
비 때문에 우중충한 안트베르펜의 처음 보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춥긴 좀 추웠지만.
난 정말 이 도시를 좋아하는 것 같다. 싼 물가와 친절한 사람들, 훌륭한 미술관, 맛있는 음식, 맥주에 고풍스럽고 압도적인 대리석 저택들과 전후 모스크바를 떠올리게 하는 (가본적은 없지만) 멋없이 빛바랜 고층 사무실 건물들, 북유럽 가장 특징적인 오밀조밀한 뾰족 지붕의 다닥다닥 붙은 옛 건물들 까지 질리지 않는 다양한 얼굴들을 가진 도시이다.
내년 2월에 또 갈 계획이다. 모리스 베자르(Maurice Béjart) 페스티벌이 있어서.
드디어 그의 볼레로를 보러간다. 두근두근두근 진짜 엄청 기대된다. 으으.



안트베르펜의 시청 건물. 이렇게 흐리고 어두웠다. 아직 점심도 먹기 전 시간의 모습.
하루종일 꾸물꾸물한 날씨더니 결국 비까지 엄청 쏟아져 미술관과 그 옆 북까페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호텔로 잠시 피신할 수 밖에 없었다.



오래된 유명 초콜렛 가게 Burie 쇼윈도우에서 찍은 손바닥 모양 쿠키들과 초콜렛.

안트베르펜의 상징은 꼿꼿이 편 손바닥 모양이다.
왜일까 궁금해서 찾아보니 역시 도시의 탄생 설화? 와 관련이 있었다.
옛날에 Antigoon이라는 흉폭한 거인이 근처에 살았다. 그는 강을 건너는 사람들에게 어마어마한 통행세를 거두고, 그 돈을 내지 못하면 손으로 그 사람들을 확 밀어서 강으로 빠뜨려 버렸다고 한다.
어느날 길을 지나는 Brabo라는 이름의 소년이 참다못해 그 거인의 손을 잘라 강에 던졌다는데,
이 전설에서 도시의 이름 자체가 비롯되고 있다. Antwerpen 은 네덜란드 어 Hand와 Wearpen 의 합성어인데, 이는 각각 손, 던지다 라는 뜻이다. 고대 영어로는 Hand+Wearpan 이고 여기서 도시의 영어 명명인 Antwerp가 왔다고 한다.
(http://en.wikipedia.org/wiki/Antwerp 참조)

 File:AntwerpenSchild.gif
위키페디아에서 찾은 안트베르펜의 문장.


http://www.kapelleopen.nl/DeKoninck_logo.GIF

안트베르펜에서 가장 흔히 마시는 맥주 중 하나인 De Koninck의 마크에도 빨강색과 손바닥 모양이 활용되었다. 위에 맥주컵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귀엽게 손바닥이 그려져있어서 그걸로 건배 겸 하이파이브를 할 수 있다. ㅋㅋㅋ




역시 Burie의 쇼윈도우에 진열된 A 모양 과자. 귀엽다 ㅋㅋ



안트베르펜 구시가의 중심지, grote markt. (Grand Market)
여기에 서있는 동상이 바로 거인의 손을 던져버리는 Brabo의 모습이다.



Grote Markt와 Cathedral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한 pub에서 점심을 먹었다.
저렴하고 맥주 종류가 다양해서 학생들이 많이 찾는다던데 역시 생맥주 25cc가 1.9유로로 정말 놀라운 가격이 아닐 수 없었다. (파리에서는 보통 3.5-4유로)
내가 주문한 것은 가게 이름을 딴 omelette이었는데 버섯, 햄, 치즈, 감자가 다 들어가서 좋긴 했는데 생각보다 치즈가 너무 많아서 좀...느끼해서 먹다가 질려버렸다.
그래도 무엇보다 싸고, 펍 내부의 분위기가 아늑해서 다음에도 또 갈 것 같다.

혹시나 펍 이름은 Paeters Vaetje 이고, 주소는 Blauwmoezelstratt 1 이다.



여행 둘째 날 근처 카페에서 시켰던 우유커피. 꼭 한국에서 먹는 라떼 같아 신기했다.
참 참 이 카페는 신기하게도 정말 신기하게도 실내에서 흡연이 가능했다.
나는 좀 괴로웠지만 ㅋ



대학교 주변으로 추정되는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도서관 앞에서 발견한 바이올리니스트 아저씨.
연주 실력이 정말 수준급이셔서 정신 없이 구경하다가. kreisler에 이어서 갑자기 misty를 연주하시는게 아닌가. 와. 내가 엄청 좋아하는 노랜데 바이올린으로 들으니 또 색다르더라.
다 듣고나서 소심하게 브라보를 외쳤-다기 보다는 중얼거리고 박수를 치다가 괜히 창피해서 도망갔는데. 친구가 옆에서 보고 아저씨가 아주 환하게 웃어주셨다고 해서 기뻤다  ㅋ

사실 바쁜 사람 같으면 하루 정도에 다 둘러볼 수 있는 작은 도시인데 세번째 가니 전보다 훨씬 더 구석구석 구경할 수 있어 좋았다. 아무튼 난 벨기에가 정말 좋다. 겐트랑 안트베르펜 정말 완소.
틈 날 때마다 꼭 꼭 또 가고싶다. 미리 예매하면 기차표도 별로 비싸지 않고. 아. 후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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