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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8.12.04 crumble aux pomme comme gage 1
  3. 2008.11.20 맛있는 거
  4. 2008.10.19 맛있는 거 1

사과

journal gourmand 2009. 2. 23. 00:00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일은 아마도 사과인 것 같다.
딸기도 정말 정말 좋아하는데 딸기가 토양을 망치는 제일 나쁜 과일이라고 해서 줄이려고 노력중.
귤이나 수박도 좋아하지만 역시 사시사철 제일 많이 먹는 것은 사과가 아닌가 싶다.

어릴때 할머니가 사과 사주실 때 홍옥이니 부사니 국광이니 하는 여러가지 사과들 중에 고르게 하셨었는데 나는 퍼석퍼석한 부사를 좋아했던 것 같고 할머니는 그래도 홍옥이 더 맛있다고 하셨었는데.
커서는 그냥 아무거나 먹었다. 솔직히 그게 무슨 종류인지는 모르겠고 그냥 한국사과.
사과를 너무 좋아해서 사과가 경상도에 있는 영주? 에서 잘 자란다길래 그 동네를 꼭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ㅎㅎ 충청도에서도 많이 났던 것 같고
암튼 여기 오니까 홍옥 부사 정도가 아니라 사과 종류가 10가지는 족히 넘는 것 같아서 놀랐다.
그냥 일반 동네 슈퍼에서 고를 수 있는 사과 종류도 3-4가지는 된다.
1주일에 한두번 서는 동네 재래시장엘 가면 보통 과수원에서 직접 사과를 팔러 나오는데 그때는 거의 5-10가지 종류의 사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사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
특히 먹는 것에 있어서는 남이 맛있더라 하고 여러번 권유하지 않으면 늘 처음 먹었던 것만 먹는 편인데, 프랑스에 처음 와서 먹었던 사과가 Royal Gala라서..계속 이것만 먹고있다.
Royal Gala(루아얄 갈라)는 굉장히 달고 부드럽고 좀 퍼석퍼석하게 부서지는 감이 있는 크지 않은 사과이다. 한국 사과는 굉장히 큰데 여기 사과들은 대체로 작다. 내 주먹만한가? 그래서 디저트로 아니면 약간 출출할 때 밖에서 깨물어 먹기도 먹기 딱 좋은 크기인 것 같다.

그 외에도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pink lady, golden, fuji(부사), 초록색 granny smith등이 있는데.
핑크레이디가 홍옥인 것 같고, 골든은 노랑 사과, 후지는 부사.. 그래니 스미스는 좀 시고 딱딱해서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의외로 여기 사람들은 즐겨 먹는다.
타르트 속을 채우거나 요리할 때 쓰는 작고 볼품없어 보이는 물렁물렁한 사과들이 있는데 Belchard Chantecler나 Reinette grise du Canada를 주로 쓴다.
나도 애플 크럼블을 만들 때 벨샤르를 썼었다.

사과 품종에 대한 정보를 찾다가 (나도 참 별걸 다 찾는다는 생각이 문득ㅋㅋ)
http://www.lapomme.org/ 라는 사이트를 찾았는데, Section Nationale de Pommes라는 툴루즈를 기반으로 한, 사과 품종을 관리하는 재단의 사이트인 것 같다.
여기에서 사과의 종류에 대한 정말 온갖 정보를 다 볼 수 있었다.
프랑스어를 하시는 분들 중 사과를 좋아하시는 분이 있으시다면 꼭 가보시길 권하고 싶음.

갈라는 8월부터 2월이 철이라고 하고 아니나 다를까 제일 달콤한 사과 중의 하나였다.
프랑스에서 생산하는 사과의 양은 연간 1700만 톤!
유럽 전체 생산량인 1억 톤에 비하면 꽤 큰 숫자 같다.
제일 많이 생산되는 품종은 Golden, 그다음이 royal gala, 세번째는 granny smith.


(출처 http://www.lapomme.org/chiffres/par-varietes.htm)

프랑스 국내 농산물 시장에서 사과 생산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무시할 수 없는데, 연간 사과 총 생산량은 6억1010만 유로(한화 1조2천억원 가량)에 달한다고 한다.
비교를 위해 말하자면 프랑스인들의 주식이나 마찬가지인 파스타 면이나 아침식사용 씨리얼의 생산액 규모는 4억 유로정도이다.
그리고 너무나도 당연히 과일 중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과일 역시 사과(22.6%)이고 그 다음이 오렌지 (12.3%), 바나나(12.2%) 순이다. 게다가 2005년 조사에 따르면 35-49세의 프랑스인이 연간 소비하는 사과의 양은 평균 17.6kg, 50세 이상의 프랑스인이 먹는 사과는 22.4kg에 달한다고 함.

그 사이트에 가면 사과로 만드는 음식 레시피가 많이 올라와있는데 나중에 나두 시도해봐야겠다.
내가 사과를 원없이 못먹는 제일 큰 이유는 껍질 깎기가 귀찮다는 것인데,
사실 이전까지는 그냥 물로 잘 닦아서 깨물어 먹다가 턱에 무리가 갈까봐 요새들어서 그 습관을 버리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너무 귀찮다.흑흑
그래서 요즘 애용하고 있는 대체식품. 사실 애기들 학교다닐 때 들고다니는 디저트인데.
갈아만든 사과 이런거...je suis trop forte ou quoi..


그냥 plain사과 뿐만이 아니라 pomme-fraise(사과+딸기) 맛도 있는데 너무 달아서 별로.
근데 플라스틱 낭비도 그렇고 아무래도 진짜 사과보다는 영양도 덜 할 것 같아서 이젠 귀찮아도 진짜 사과를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긴 얼마전 르몽든지 피가로에서 보니까  요샌 환경오염으로 인해서 진짜 사과도 함유 비타민이 점점 주는가 하면 날 때부터 이미 영양소가 예전에 비해 많이 파괴되어 있어서,
같은 사과도 그 사과가 그게 아니라고 한다.
백설공주가 깨물어 먹고 쓰러졌던 그 사과가 요즘 사과보다 오히려 더 몸에 좋고 이런건 아닐런지.
우리 할머니 같았으면 독이 든 부분만 능숙하게 칼로 파내고 나머지를 드셨을텐데, 갑자기 짠하다.
모야 이 결론은 또..


AND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고래가 아니라고 박박 우기다가 그만 내기에서 져버림.
그 벌로 애플 크럼블을 굽다
급히 재료를 구하느라 이래저래 고생.
장보는데만 한시간이 걸림.ㅠ 그치만 나름 즐거웠다
케이크나 과자같은거 마지막으로 구워본지가 벌써 몇년인지.

이런거 잘 안하는데..
나름 순서대로 사진도 찍어봤다.히히:)

아. 이왕 하는김에 레시피도 좀 써볼까

집에 계량을 할 수 있는 기구가 정말 하---나도 없어서
숟가락들과 밥지을때 쓰는 쌀컵을 적절히 이용했다

요리할 때 쓰는 사과 작은것 세알
버터 6 티스푼 + 오븐 내열그릇 안에 바를 정도 약간
갈색설탕 6 테이블스푼 + 1/2쌀컵
백설탕 아주 약간
시나몬 파우더 2-3 티스푼
밀가루 1/2컵
그리고 Oat가 조금 있어야 하는데 나는 그냥 빵집에 파는 사브레 약간이랑 아침에 먹는 씨리얼을 잘게 부숴서 넣었다.
바나나빨간 과일(크랜베리, 딸기, 라즈베리 같은)이 조금 있어도 좋을 것 같다.
이정도 되려나

오븐은 350F(180도씨정도) 로 예열하고 같은 온도로 15분 호일로 싸서 굽다가 35분은 호일을 벗기고 구웠다. 왠지는 모르겠다 어떤 레시피에는 그렇게 써있길래 그냥 한번.해봄




사과 껍질을 벗겨서 속을 파내고 자른 뒤, 버터를 발라놓은 내열 그릇에 담기


사과 위에 갈색설탕 6스푼과 흰설탕 약간, 시나몬 파우더를 섞은 것을 골고루 뿌리고 조금 둔다.
그리구 티스푼 2개 만큼의 버터를 역시 골고루 뿌린다? 아닌데...음..암튼 위에 놓는다.


밀가루 반컵과 갈색설탕 반컵, 버터 티스푼 4개 녹인 것을 볼에서 잘 섞음.
애플 크럼블 위의 바삭바삭한게 뭔가 고민했는데 이거였다 :)


짜잔. 위에서 만든 밀가루+설탕+버터 그러니까 "크럼블"을 사과 위에 고루 덮고 오븐에 구우면 끝.
참참 나는 시나몬을 좋아해서 맨 위에 시나몬이랑 씨리얼을 뿌려서 마무리했다.

생각보다 진짜 간단하다. 근데 너무 달 것 같아서 겁이 좀 난다 ㅋ
내일 출근할 때 가져가야되는데, 아침에 만들기는 시간이 좀 없을 것 같아서 미리 했다.
바로 만들어서 따뜻한 걸 모두에게 대접하지 못해서 좀 아쉽다.
담엔 바나나랑 fruits rouges도 넣어서 만들어봐야지




voila,완성♡:)






AND

맛있는 거

journal gourmand 2008. 11. 20. 09:07

역시나 정신적 피로를 달랜다는 이유로
맛있는 것에 꽤나 집착하는 요즘.
요즘 맛 본 훌륭한 먹을 것들을 조금 소개하고 싶다.

Coffee Parisien의 애플 크럼블. 7유로
정말 맛있다. 생긴 것부터가 남다르다. 곁들여주는 creme anglaise(커스터드 크림?)이 좋았다.
Rue Princesse 75006 Paris, m6 Mabillon




Cafe Livre의 티라미수. 6유로
오랜만에 맛 본, 저절로 웃음짓게하는, 본질에 충실한(Tira mi su, lift me up) 티라미수.
양도 많다.아주.
Tour Saint Jacques 바로 옆에 있다.
m3,11 Hotel de Ville m1,4,7,11,14 Chatelet



Cafe Livre의 Pave' de saumon. 12euros
조금 싱겁고 파스타가 뻑뻑한 감이 있었지만 연어의 구워진 정도가 마음에 들었다.
맞은편의 parmentier de canard는 아주아주 맛있었다.



그리고 내가 오늘 점심때 colleague 언니랑 같이 나눠먹은 김한결식 재킷포테이토 하하..
cancoillote 치즈 마늘맛을 사서 넣어봤는데 치즈 맛은 그냥 그렇다.
그냥 감자를 먹는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 어제 처음 마셔본 헝가리 와인!
포도를 입안에서 으깨먹는 듯한 brut한 맛! :) 귀여웠다 나름


AND

맛있는 거

journal gourmand 2008. 10. 19. 00:29
나는 맛있는 걸 정말 좋아한다.
'맛있는 것'자체에 너무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고 수없이 노력하고 있지만
그래도 가끔 입을 즐겁게 하는 것으로 스트레스가 풀리기도 하고
덕분에 마주 앉아 있는 사람과 더 기분 좋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되기도 하고..
그 집착은 좀처럼 떨쳐내기 힘든 것 같다. ㅎㅎ 
매일매일 열심히 일하다가 주말이 되면 스스로에게 상도 주고 싶고
에너지 충전도 좀 필요하고 친구들이랑 그동안 밀린 수다도 떨고 싶고..
이런 행복하고 특별한 시간에 맛있는 음식이 빠질 수는 없다.

파리에서 가끔 아주 가끔,
두툼하고 진한 맛의 "진짜" 스테이크가 생각날 때 찾는 곳
Robert et Louise를 소개해볼까 한다.

(lonley planet말투로) 
이 조그맣고 코지하고 챠밍한 레스토랑은 실제로 부부인 로베르와 루이즈가 운영하고 있다. 
매끈한 와인빛의 나무에 빨간 깅엄 체크 커튼과 테이블보가 무척 잘 어울리는 실내는
내가 살아본 적도, 가본 적도 없는 푸근한 프랑스의 시골 집의 향수를 자아낸다. 
다른 손님들의 의자들을 칠세라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가면 구석 맞은편 벽에 큰 화덕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 곳에서 직접 고기들을 구워낸다. 
이 화덕이야말로 이 집 깊은 고기 맛의 비밀이다.

robert et louise의 화덕


실제로 론리 플래닛 citiz 파리 편에서 소개된 것을 보고 처음 찾아간 이 곳은 사실은 시간 맞춰 가기가 힘든 곳이다. 일-월요일은 휴무, 그나마 나머지 날에도 점심때 (대략 12-3시)와 저녁때(대략 19시-22시)에만 화덕에 불을 넣기 때문이다.

로베르와 루이즈 부부가 자랑하는 메뉴는 아무래도 아래의 Côte de boeuf가 아닐까 싶다.
내가 추천하고 싶은 메뉴이기도 하고.
두 사람이 정말 무리해서 겨우 다 먹을 만큼 많은 양의 소갈비 구이가 2인분에 40유로.
오븐에 구운 감자와 샐러드는 부탁하면 같이 주고, 빵은 당연히 ^_^공짜로 나온다.
이 날 우리가 골랐던 와인은 나는 Cotes du Rhone, 친구는 Vallee de Loire였던가 아무튼 조금 생소한 이름의 레드와인이었다. 나는 꼬뜨 뒤 론을 제일 좋아한다. 싸고, 특히 아무 고기랑도 무난히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점심 때는 Entrecote, 그러니까 티본? 스테이크를 점심 메뉴로 15유로인가 하는 괜찮은 가격에 애피타이저 혹은 디저트까지 포함해서 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점심을 이 곳에서 먹어본지가 너무 오래되어서 확실히는 잘 모르겠다. 
엉트르코트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메뉴들이 돌아가며 들어가는데 대부분 다 맛있다.
맛도 맛이지만 소박하고 부담스럽지 않은 식탁 차림새가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 같다.
토마토 모짜렐라 샐러드를 한번 애피타이저로 먹어본 적이 있는데 꼭 내가 만든 것 처럼 얼렁설렁 썰어 나온 토마토에 웃어버린 기억이 있다. 하지만 어김없이 맛있다.

디저트도 여러가지 종류가 갖추어져 있는데 전부 직접 만드는 것 같다.
(써있지 않지만 적어도 나는 확신한다.)
지난 금요일 먹었던 바나나 애플 크럼블은 정말.....
숟가락까지 먹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맛있었다. 
그 맛을 잊지 못하고 집에 돌아와서 바로 크럼블 만드는 법을 인터넷에서 잔뜩 찾아두었는데
아직 실행에 옮기지는 못하고 있다. 

슬슬 저녁때가 되어가고 있는데 이런 글을 괜히 썼나 싶은 생각이 든다. 배고푸다..
어쨌든.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 레스토랑의 이름은 Robert et Louise이고
1956년부터 지금까지 파리 3구의 번화가 Marais지구 한가운데서 변함없는 고기맛을 자랑하고 있다.

Robert et Louise
64, rue Vieille-du-Temple
Tel.: 01 42 78 55 89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