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만에 윤디리의 리사이틀에 다녀왔다.
녹턴 중 유명한 넘버 5곡, Andante spianato et grande polonaise brillante op.22 그리고
마주르카 4곡 op.33 과 두번째 소나타, 그리고 op.53 영웅 폴로네즈.
앵콜곡으로는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중국 가락의 화려한 곡 하나,
그리고 예상하지 못했던 étude Révolutionnaire.
부클릿(은 사실 안 샀지만)에 적혀있는 대로 윤디리는 정말 피아노계의 락스타가 될 작정인가보다.
박자감이 굉장히 역동적이고 다채로워졌다. 덕분에 곡이 색다르고 재미있게 들린다.
소나타 2번은 상당히 좋았다. 긴장감과 여유로움이 동시에 느껴지게 하는 능숙한 완급 조절에는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고로 테크닉도 뭐 이 정도면 가히 완벽하다고 불릴 만 하다고 본다.
음색도 정말 정말 예쁘다... 그래 무엇보다 소리가 너무 예쁘다. 어쨌든 훌륭한 피아니스트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1부가 끝나자마자 기립 박수가 있었을 정도이니.
좀 아쉬웠던 것은 op.53 폴로네즈에서 드러났는데 ...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강해서 작은 음들은 묻혀버리거나 똑같이 큰 볼륨으로 연주되었고 줄곧 피아노 현이 끊어질 듯 팽팽하게 당겨진 소리가 6분 이상 듣고있기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우선 내가 이 곡에 기대하는 건 그런게 아니니까 더... 중간에 좀 너무 나갔다 싶은 기교가 살짝 부담스럽기도 했다.
앵콜 때도 아직도 기운이 남았는지 레볼루셔너리에서는 아주 그냥 대놓고 코아ㅗ카와콰와쾅
아고 피곤하다 ㅋ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폴리니의 héroïque 과 레볼루셔너리를 들으며 고집스러운 얼굴을 하고 느릿느릿 걸어왔다.
아참 그리고 윤디리가 매 공연 앵콜곡으로 중국 곡을 연주하는 것은 참 좋아 보인다.
특히 프랑스에서 그러는 것은 좀 더 좋다. 괜히 내가 우쭐하다.
오늘은 되게 웃겼던게 윤디리가 그 중국 곡 이름을 말했는데 다들 못 알아들어서 객석에서 "께스끄..." "께스끄" "께스끄" (뭐래? 뭐라고? 하는 질문의 첫 마디) 하고 동시에 이곳 저곳에서 웅성웅성했던 것
그리고 연주가 시작되고 그들 귀에 선 동양적인 음색이 드러나자 또 사람들이 엄청 많이 동시에 "아 시누아.." "아 쎄 쉬누아ㅏ.." "아 시누아..." ㅋㅋㅋㅋㅋ (아 중국꺼... 아 중국..) 바보들 귀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