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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1.11 Steven Isserlis + Paavo Järvi + OP @ Salle Pleyel, 10 11 2010 2


11월달 들어서만 네번째 공연 관람. 플레이옐에 거의 출근하는 기분으로 다니고 있다.
내가 혼자서 이렇게 맨날 오는 걸 직원들이 알까봐 ... ..매번 다른 옷을 입으려고 신경씀
그러나 아마도 이미 다들 알거다...... 걔가 얘라는 걸
아무튼 오늘은 파보 예르비 + Orchestre de Paris의 콤비에 첼리스트인 스티븐 이설리스의 협연이었다. 원래는 요즘 잘나가는 ! 트룰스 뫼르크가 출연하기로 되어있었는데 건강상의 문제로 취소되어서 조금 아쉬웠지만. 라디오에서 인상깊게 듣고 꼭 실연을 한번 보고 싶었는데 말이다.
더군다나 쇼스타코비치의 첼로 협주곡이 프로그램 되어있었기 때문에. 언제부턴가 이 곡은 나에게 있어 첼리스트의 호불호를 결정짓는 중요한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다. 첼로가 어느 만큼이나 인텐스하고 야성ㅋㅋ적이고 날카롭고 예민할 수 있는지 유감없이 보여주는 곡인 것 같다.

어제의 윤디리에 이어 오늘도 락스타 출연...
이설리스는 래틀과 비슷한 은빛 - 내지는 잿빛의 푸들머리를 하고 있었는데 보잉을 할 때마다 마치 헤드뱅잉을 하듯 머리를 세차게 흔들어 댔다. 특히 1악장의 그 악마같은 intensity와 그 음색에 맞추어 강아지같은 머리털을 휙 휙 털어대고 발을 쿵쾅쿵쾅 구르는 첼리스트를 보는 것은 나름 꽤 재미있었다.
올 1월에 같은 곡을 연주했던 고티에 카퓌송은 역시 찰랑이는 테리우스 단발을 흔들긴 했으나 훨씬 얌전했는데 사람마다 이렇게 다르구나. 아무튼 이설리스의 화려한 무대매너(!?)에 적응하는데는 약간 시간이 필요했다.

오케스트라를 같이 놓고 보면 1악장에서 관악이 약간 ...그냥 그런 것이 좀 아쉬웠다. 뭔가 물에 술탄듯 술에 물탄듯 멩--한 소리. 1악장에서는 첼로와 첼로에 대한 관악의 메아리가 중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말이다.

이설리스의 첼로는 은근하고 나긋나긋한 느낌이 강했다. 따라서 장한나의 날렵한 보잉과 강렬함, 로스트로포비치의 웅장하고 두터운 소리와는 거리가 좀 있었다. 그래도 속도감이나 그 막 찢어지는 처연함? 애절함의 표현에 있어서는 훌륭한 연주였다고 생각한다. 뫼르크가 궁금하단 말이지. 둘째 카퓌송의 연주도 난 굉장히 좋았다.
이설리스의 흐느끼는 듯한 첼로는 무엇보다 카덴차 부분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소름이 돋을 정도. 그리고 4악장에서도 힘있는 마무리 훌륭했다.
앵콜곡은 카잘스의 song of the birds였다. (확실하지 않은데 아마도 맞는 것 같다) 연주자들이 어떤 앵콜곡을 선택하는 지도 굉장히 흥미로운데 - 보통 본인의 개성을 짧고 강렬하게 피력할 수 있는 곡을 고르니까 - 이설리스의 연주는 뭔가 딱 내가 생각한 그 같았다. 아 - 하고 탄복하게 되는.

그 밖에는 지휘자가 중간중간 첼리스트 눈치를 보며 악보를 넘겨주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음.
글쎄 오늘 오케스트라는 아주 아주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그래도 제1바이올린과 콘트라베이스 그리고 팀파니는 잘했다고 생각. 팀파니를 제외하고 마지막에 가장 박수를 많이 받은 건 호른과 바순이었는데 그래도 음... 1악장에서 좀 실망한터라.

쇼스타코비치 협주곡 전에는 4일날에 이어서 시벨리우스의 Tapiola가 연주되었는데, 웅장하고 참...... 이상한 곡이었다. 마지막 현악으로 세차게 몰아치는 칼바람 소리를 마구 낼 때는 정말 장관이고 또 압권이었지만. 언젠간 이해할 수 있게 될까? 

2부는 보지 않고 집에 왔다. 오늘은 컨디션도 별로 안 좋고 날도 추워 집에 늦게 오기 싫었다. 프로코피예프 교향곡 6번이었는데... 이상하게 매번 프로코피예프 교향곡은 못 보고 집에 온다. 인연이 아닌가봐. ㅠ

그리고 오늘의 신나는 일. 23,24일 연달아! 샹젤리제에서 크리스티안 틸레만! 과 비엔나 필하모닉!  베토벤 싸이클! 자리 확정됐음 너무너무 기대됨 으으



이런 공연을 5유로에 볼 수 있다니 정말 기가 막히다.
그것도 오케스트라석 F열이었다. 비록 귀퉁이였지만 공연 시작 직전에 자리 좀 비어있어서 거의 중간에서 볼 수 있었다.

아래는 공연 시작 전에 나와서 연습하는 콘트라베이스 주자들. 완전 멋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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