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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0.19 맛있는 거 1

맛있는 거

journal gourmand 2008. 10. 19. 00:29
나는 맛있는 걸 정말 좋아한다.
'맛있는 것'자체에 너무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고 수없이 노력하고 있지만
그래도 가끔 입을 즐겁게 하는 것으로 스트레스가 풀리기도 하고
덕분에 마주 앉아 있는 사람과 더 기분 좋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되기도 하고..
그 집착은 좀처럼 떨쳐내기 힘든 것 같다. ㅎㅎ 
매일매일 열심히 일하다가 주말이 되면 스스로에게 상도 주고 싶고
에너지 충전도 좀 필요하고 친구들이랑 그동안 밀린 수다도 떨고 싶고..
이런 행복하고 특별한 시간에 맛있는 음식이 빠질 수는 없다.

파리에서 가끔 아주 가끔,
두툼하고 진한 맛의 "진짜" 스테이크가 생각날 때 찾는 곳
Robert et Louise를 소개해볼까 한다.

(lonley planet말투로) 
이 조그맣고 코지하고 챠밍한 레스토랑은 실제로 부부인 로베르와 루이즈가 운영하고 있다. 
매끈한 와인빛의 나무에 빨간 깅엄 체크 커튼과 테이블보가 무척 잘 어울리는 실내는
내가 살아본 적도, 가본 적도 없는 푸근한 프랑스의 시골 집의 향수를 자아낸다. 
다른 손님들의 의자들을 칠세라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가면 구석 맞은편 벽에 큰 화덕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 곳에서 직접 고기들을 구워낸다. 
이 화덕이야말로 이 집 깊은 고기 맛의 비밀이다.

robert et louise의 화덕


실제로 론리 플래닛 citiz 파리 편에서 소개된 것을 보고 처음 찾아간 이 곳은 사실은 시간 맞춰 가기가 힘든 곳이다. 일-월요일은 휴무, 그나마 나머지 날에도 점심때 (대략 12-3시)와 저녁때(대략 19시-22시)에만 화덕에 불을 넣기 때문이다.

로베르와 루이즈 부부가 자랑하는 메뉴는 아무래도 아래의 Côte de boeuf가 아닐까 싶다.
내가 추천하고 싶은 메뉴이기도 하고.
두 사람이 정말 무리해서 겨우 다 먹을 만큼 많은 양의 소갈비 구이가 2인분에 40유로.
오븐에 구운 감자와 샐러드는 부탁하면 같이 주고, 빵은 당연히 ^_^공짜로 나온다.
이 날 우리가 골랐던 와인은 나는 Cotes du Rhone, 친구는 Vallee de Loire였던가 아무튼 조금 생소한 이름의 레드와인이었다. 나는 꼬뜨 뒤 론을 제일 좋아한다. 싸고, 특히 아무 고기랑도 무난히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점심 때는 Entrecote, 그러니까 티본? 스테이크를 점심 메뉴로 15유로인가 하는 괜찮은 가격에 애피타이저 혹은 디저트까지 포함해서 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점심을 이 곳에서 먹어본지가 너무 오래되어서 확실히는 잘 모르겠다. 
엉트르코트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메뉴들이 돌아가며 들어가는데 대부분 다 맛있다.
맛도 맛이지만 소박하고 부담스럽지 않은 식탁 차림새가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 같다.
토마토 모짜렐라 샐러드를 한번 애피타이저로 먹어본 적이 있는데 꼭 내가 만든 것 처럼 얼렁설렁 썰어 나온 토마토에 웃어버린 기억이 있다. 하지만 어김없이 맛있다.

디저트도 여러가지 종류가 갖추어져 있는데 전부 직접 만드는 것 같다.
(써있지 않지만 적어도 나는 확신한다.)
지난 금요일 먹었던 바나나 애플 크럼블은 정말.....
숟가락까지 먹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맛있었다. 
그 맛을 잊지 못하고 집에 돌아와서 바로 크럼블 만드는 법을 인터넷에서 잔뜩 찾아두었는데
아직 실행에 옮기지는 못하고 있다. 

슬슬 저녁때가 되어가고 있는데 이런 글을 괜히 썼나 싶은 생각이 든다. 배고푸다..
어쨌든.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 레스토랑의 이름은 Robert et Louise이고
1956년부터 지금까지 파리 3구의 번화가 Marais지구 한가운데서 변함없는 고기맛을 자랑하고 있다.

Robert et Louise
64, rue Vieille-du-Temple
Tel.: 01 42 78 55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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