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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19 fishmans

fishmans

ouïe/today's 2009. 2. 19. 21:59
이 밴드에 대해서 글을 쓰려고 막상 생각하니 도무지 무슨 말 부터 시작을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내게 아주 특별한 기억들을 떠올리게 한다던가 하는 중요하고도 시시콜콜한 얘기들은 둘째치고라도 말이다.
마침 고클래식에 갔다가 우연히 fishmans에 대한 글을 읽고 좋아서 복사해왔는데.
음..나는 나중에 생각 좀 더 해보고 써야겠다.

우선 좋아하는 いかれたbaby.





아래는
souly라는 이름의 회원분께서 쓰신 글.



오이뮤직 사이트 예약코너에 보니 제가 좋아하는 Fishmans(피시만스)의 베스트 앨범 예약이 시작되었더군요. 두 장짜리앨범, 두 조, 총 4장의 거대한 프로젝트로 제게는 매우 흥분되는 소식이군요. 국내에서도 이처럼 피쉬만스 앨범을 정식으로 구입할수 있게 되다니... 감개무량합니다(일본에서는 벌써 발매되어 판매중입니다만).

 

말씀하셨던 장르의 정리글은 아니지만 특별한 음악이라고 생각되어 자신있게 추천 드립니다. 특별한 음악을 찾으시는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추천드립니다.이 베스트는 비사이드와 데모 곡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서 나중에 전작을 모으시더라도 정말 가치있는 앨범이 될 것입니다. 아래 글은제가 예전에 피쉬만스의 마지막 정규 앨범(피쉬만스는 리더인 사토 신지가 요절하면서 현재는 해체되었습니다. 나머지 멤버들이 다시이어볼까 하고 있지만 사토 신지 없인 힘들겠지요) 인 [宇宙 日本 世田谷 (Uchu Nippon Setagaya)]의 음반에관한 졸고입니다. 당시 앨범 수록곡 위주로 쓴 글이 아니라 수록곡에 대한 특별한 설명은 없지만 피쉬만스라는 밴드에 대해서 참고가될 것 같아서 올립니다.


[宇宙 日本 世田谷 (Uchu Nippon Setagaya)]

 

히 비야 야외음악당에서 만난 피쉬만스는 상상했던 것처럼 먼 존재가 아니었다. 부슬부슬 가을비가 내리던 그날에 있었던 공연에 모인사람들은 모두 피쉬만스의 노래를 들으면서 하늘을 나르는 상상을 하고 있었을까? 편안하게 공중을 부유해 다니는 느낌, 그한가로움과 여유, 그리고 그런 여유 가운데 비로소 깨닫게되는 생명에 대한 깊은 애정. 피쉬만스의 노래에는 바로 그런 것들이 숨어있다.

 

알려진 것처럼 피쉬만스는 이제 세상에 존재하는 밴드가 아니다. 밴드의 브레인 역할을 하면서작곡, 작사, 보칼, 기타를 맡아왔던 사토 신지(佐藤伸治)가 지난 1999년 3월15일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He turninto something in the air.) 이미 사토 신지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베이시스트인 카시와라가 탈퇴를 선언했고그후에 밴드의 리더였던 사토 신지가 과로에서 비롯된 감기가 급속도로 악화되어 세상과 등지는 바람에 밴드는 자동으로 해산하게되었다. 이제 다시는 새로운 정규 앨범을 기대할 수 없지만 그들은 '90년대의 일본을 대표하는 밴드였고 동시에 세계적으로 유례를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바이브(Vibe)를 지니고 있었다. 꿈결같은 멜로디와 그루브를 담아내고 있는 넘실거리는 리듬 라인이절묘하게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피쉬만스의 드림팝은 그야말로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독보적인 경지로 평가된다.

 

사 토 신지(佐藤伸治, Vo), 카시와바라 유즈루(柏原讓, B), 모테기 켄이치(茂木欣一, Dr)의 세명으로 1987년에 결성된피쉬만스는 후에 코지마 켄스케(小嶋謙介, G) ,하카세(Hakase, Key)를 새로운 멤버로 영입하여 1991년 데뷔한다.포니 캐년에서 여러 장의 앨범을 냈지만 그들이 주목을 받게되는 것은 역시 폴리돌(Polydor) 레코드로 이적하면서 발표한앨범, 「공중캠프」의 덕분이다. 코지마와 하카세가 탈퇴하고 나머지 세 명의 라인업으로 활동하면서 발표한 두 장의 정규앨범과 두장의 라이브 앨범은 '90년대 일본 음악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빛나는 음악적 성취라고 생각한다. 국내 모던록 매니아들 사이에서도절대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이들의 음악을 해체하면 슈게이징의 나른하면서도 꿈결같은 멜로디, 헤비한 그루브를 쏟아내는덥(Dub)취향의 베이스와 드럼, 제4의 멤버인 전방위 뮤지션 혼지가 연주하는 전자 바이올린과 키보드로 이루어져 있다. 이것이한데 어울려 만들어진 음악이란... 상상을 초월한다. 한번 들으면 절대 잊혀지지 않는 흡인력을 지닌 환상적인 멜로디와 여흥구를만들어내는 사토 신지의 매력을 깨닫게되는 순간, 어느 광고의 카피처럼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피 쉬만스와 찰떡 궁합을 이루고 있는 프로듀서인 잭(Zak)과 함께 공동 프로듀스한 「宇宙 日本 世田谷」은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닌앨범이다. 데뷔 당시 레개에 근간을 둔 귀엽고 깜찍한 음악을 구사한다는 평가를 받던 밴드가 「空中ガンプ」에 와서는 완전하게확립된 고유한 스타일과 상상할 수 없었던 내적 깊이로 주목을 받더니 이 앨범에 이르러서는 장르적 규정을 초월하여 절정에 오른하이브리드(Hybrid) 스타일로 듣는 이를 압도하는 중압감을 선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후에 발표한 <ゆらめき InThe Air>를 고려해보면 이 앨범이 피쉬만스의 완성체라기 보다는 역시 다음 단계로 진화하기 위한 과정이지 않았을까,사토 신지의 머리 속에서 여기서 더 나아간 무엇을 그리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는데 결국 그의 죽음으로확인해볼 수 없는 추측으로 끝난 아쉬움이 교차한다.) 또한 피쉬만스는 스튜디오 작업을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달은 밴드였다.스튜디오를 또 하나의 악기로 다룰 줄 아는 밴드였다고 할까. 이 앨범은 녹음과 믹싱에서부터 치밀하게 다듬어지고 짜여진 소리를들려준다. 실제로 이후에 발표된 라이브 앨범들에서도 스튜디오 작업을 통해 새로운 소리를 덧붙여 발표했을만큼 사토 신지는 음향과소리가 주는 효과와  정서에 관심이 높았다. 이 앨범은 이러한 사토 신지의 스튜디오 작업에 있어서 정점에 다다른 작품이라고 볼수 있을 것이다.

 

독설가로도 유명했다는 사토 신지의 최후의 정규 작품이 된 이 앨범을 통해, 좀처럼드러나지 않은 깊은 내면과의 조우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경험이기도 하지만 반드시 유쾌한 것만은 아니다. 앞서 언급했던것처럼 꿈결같은 멜로디나 서정성에 이어서 보너스처럼 뒤따르는 부담스러운 중압감 때문이다. 이 중압감의 정체는 무엇일까?결과적이긴 하지만 사토 신지의 목소리에 짙게 배여있는 죽음의 예감 때문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는 자신의 음악을 통해서자신, 즉 죽을 수 밖에 없는 인간이라는 것을 발견했던 것이 아닐까? 사토 신지는 이 앨범에서 야스퍼스가 말한 '실존조명'의순간에서 요구되는 가장 깊은 고독으로 들어가 있다. 자신이 누구인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는 것, 아무런 방해없이 깊은 고독속에서 자신의 내면과 조우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고통스럽고 부담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음악을 편하게들을 수 없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아름다운 멜로디와 정겨운 리듬 뒤에는 우연과 허무로 점철된 존재의 구토가 숨어 있기때문이다.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모든 것을 사랑했었다."라는 것을 기억해보자. 죽는 마당에 쿨하게 보이려고 내뱉은 말이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우연스럽고 허무한 존재인 인간이 존재할 수 있는 방식이란 역시 다른 것과의 관계뿐이다.사르트르식으로 말하자면 '세계 내 존재'가 되는 것이다. 내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나의 정신이나 마음 혹은 육체 속에서가 아니라당신과 나의 관계에서 존재하는 것이다. 사토 신지는 그것을 알았기에 죽음을 앞둔 순간에 "모든 것을 사랑했었다"고 말한 것이아닐까? 그의 음악은 이처럼 자아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모색을 바탕으로 얻어진 음악, 그리고 전율에 가까운 감동을 전달해주고있다.

 

이 외에도 추천을 한다면 피쉬만스의 모든 앨범이 감동적이지만 그 가운데 1998년 12월 28일아카사카 블리츠(赤판BLITZ)에서 있었던 라이브 녹음한「98.12.28 男達の別れ」를 먼저 들어보길 권한다. 과거에도피쉬만스의 라이브 앨범이 발매된 바는 있지만 모두 사토 신지의 스튜디오 작업이 추가된, 사토 신지에 의한 일종의 사전검열(?)이 행해진 것이라면, 이 앨범은 사토 신지의 사후에 발표된 까닭에 스튜디오 작업이 배제된 채로 생생한 라이브 음원만을그대로 수록된 첫 번째 앨범이다. 특히 이 앨범에서 그들은 불가능에 가까운 시도를 성공적으로 수행해내는데 바로 30여분을상회하는 을 라이브에서 재현해낸 것이다. 동명의 미니 앨범으로 발표되어 평론가들로부터 극찬을 얻은 을 라이브에서 들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은 나만의 착오였을까. 아무튼 두 장의 시디 가운데 한 장에 과 피쉬만스의 최후의 곡, <ゆらめき In The Air>가 수록된 것을 확인하고 흥분을 감출 수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특히 정규 앨범에 수록되지 못한 피쉬만스 최후의 작품으로 원곡에서는 들을 수 없는 레게 아웃트로가 삽입된 <ゆらめき InThe Air>를 들으면서 눈물을 흘렸던 것은 나만의 기억이 아닐 것이다. 그것은 정말 사토 신지가 부르는 백조의 노래였다.

출처 http://www.goclassic.co.kr/index.html?http://www.goclassic.co.kr/club/board/viewbody1.html?go=&code=etd&page=3&group=429&number=824&keyfielda=&keyfieldb=&keya=&keyb=&and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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