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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22 5월 21일 (벌써!)


역시 단편적인 이야기들. 일기도 무엇도 아니다.

오늘은 L'art d'Occident au moyen âge roman et gothique (서양 중세 로마네스크,고딕 미술)의 서론 부분과 제 2장 (Sluter et Van Eyck) 의 대부분을 읽었다. 앙리 포시용(Henri Focillon)의 재발견. 대학교 2학년 때 멋도 모르고, 한국에서 그의 대표 저서로 소개되어있는 형태의 삶(La vie des formes) 을 읽고 그의 감수성 그득한 만연체에 질려버려 다시는 포시용이라면 손도 대고 싶지 않았으나. 그동안 아무래도 시간을 아주 헛되이 보내지만은 않았는지 내용을 좀 알고 나니 새롭게 다가오는 그의 통찰력과 명민한 분석, 무엇보다 정말 아름다운 문장들에 무척 놀랐다. 형태의 삶에서와는 달리 조금은 더 "일반적"인 학술서에 어울리는 간결하고 명확한 문체인데도 불구하고 예의 프루스트같은 시적 표현들로 그득한 글에서처럼, 아니 그보다 더 마음에 깊숙히 와닿는다. 하긴 내가 놀라고 말고 할 것 없이 이미 프랑스 미술사에서는 너무 중요한 인물이니, 이 책에서든 저 책에서든 포시용은 같은 포시용이되 내 눈이 변했다고 보는 것이 맞겠지.
우습게도 프랑스 사람들조차도 이렇게까지는 관심없을 그네들 중세 미술 이야기에 이렇게 감동받고 있다. 우리나라 미술도 시간 많이 들여서 공부 열심히 하고 싶다.

해가 나고 날이 선선해지니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걷기도 좋고 나무 밑 벤치에 늘어져 하늘 보기도 좋고 무슨 음악을 들어도 꿀맛
아 그렇다 이 와중에도 pierre monteux와 london symphony orchestra의 bolero는 너무 실망스러웠다. 이렇게 밋밋할 수가. 왜 이런거지 대체..



오늘 친구가 말해준 파리의 엄마손 식당이라는... au coin du malte를 찾아가서 정말 싼 값에 맛있게 저녁 먹었다. 매일 저녁 8시부터 9시30분까지만 운영하고 메뉴는 전식, 본식, 디저트에 11.5유로. 각각 3가지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와인도 꽤 저렴하다. 맛도 가격치고 괜찮다.
근 1주일 넘게 매일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기를 반복했더니 다크써클 폭탄을 맞았다. 이를 치료하기 위한 연어 한접시.....그리고 그냥 먹어본 레몬맛 필레미뇽. 이름만 필레미뇽이고 그냥 음...짜지 않은 장조림 느낌 ^^ 과연 파리 엄마의 손맛...



Erik Orsenna의 아주 따끈따끈한 신작 L'entreprise des Indes 를 읽기 시작했다. 역사이야기 흥미진진하다. 어릴적 읽던 소년소녀문학전집에서 내가 특별히 아끼던 몇몇 이야기들이 다시 새록새록 피어오른다. 십오소년표류기라던가 집없는 아이 같은 것들. 물론 전혀 내용은 관계 없다. 섬이 배경이라는 것 (십오소년표류기), 그리고 책의 첫부분에서 주인공이 어린이들이라고 오해해서 ㅋㅋ
쓰고나니 그래서 뭐 어떻다는건지 ...

어제는 장식미술박물관 (Le musée des arts décoratifs)에서 특별전 Les Lalanne 을 보았다. 동물들에서 영감을 받아 아주 직설적인, 아주 직설적인, 아예 동물 그 자체인 가구와 소품들을 만들었던 François-Xavier Lalanne과 그의 부인 Claude Lalanne의 작품들을 모아놓았다. 사람을 웃게하는 것, 편안하게 하는 것은 아무래도 많은 부분이 자연에서 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익살스러운 동물들 모형 앞에서 살짝이나마 웃지 않는 사람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실제 큰 동물들 앞에 있으면 조금 무서울 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절대 싫어서는 아니다.
오랜만에 본 유료전시 돈이 아깝지 않았다. 7월 4일까지.


개구리 의자에 앉은 프랑수아-그자비에 랄란, 클로드 랄란 부부.
© ADAGP. Photo : DR

"Rhinocéros", Francois-Xavier Lalanne.
© ADAGP. Photo : DR


"Grand chat polymorphe", Francois-Xavier Lalanne.
© ADAGP. Photo : DR
(이상 모든 사진 출처 http://www.lesartsdecoratifs.fr/francais/arts-decoratifs/expositions-23/actuellement-501/dans-la-nef/les-lalan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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