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alexandre tharaud | 2 ARTICLE FOUND

  1. 2011.01.29 l'incompatibilité absolue
  2. 2010.02.05 alexandre tharaud의 mini-recital 1


공부를 하면서 음악을 들을 수 없다는 일은 특히 나처럼 멀티태스킹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정말 고통스럽고 실망스러운 일이다. 오늘 하루종일 집에서 공부를 하(려고 노력하)면서 줄곧 라디오 클래식을 들었는데, 왜냐하면 오늘 Alexandre Tharaud가 점심에 직접 방송 진행을 하고 저녁에는 Olivier Bellamy의 초대 손님으로 Passion classique 에도 출연하기로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은 야샤 하이페츠의 주요 녹음들을 선정해서 한시간 내내 들려주는 discoportrait 프로그램이 진행중이고. 읽어야 할 글들이 산더미같은데 음악도 놓칠 수 없어서 욕심을 내다보니 음악도 제대로 들은 것이 없고 공부 진도도 많이 나가지 못했다. 타로와 벨라미의 passion classique는 나중에 결국 다시 한번 돌려 들어야 했을 정도. 음.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겠지 아무래도. 음악을 들으면서 뭐든 다 할 수 있는데 공부만은 힘들 것 같다. 음악 들으면서 가장 하기 좋은 일은 설거지인 듯. (물론 물 틀어놓고 헹굴 때는 그것도 무리.) 아니면 산보. 아니면 버스타기. 어쨌든 공부랑 음악은 호환이 안되는 작업들인 것 같다. 푸풒이제는 공부해야지. 하고 결심하는 순간 하이페츠가 연주한 라벨의 valses nobles et sentimentales 이 흘러나온다. 귀신같은 라디오 클래식...

+ 역시 타로의 최최신음반 스카를라티 피아노 소나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
적을 것은 두가지
음 전곡을 차분히 들어보지는 못했으나 지금 느낌으로 타로의 스카를라티 연주는 너무너무 심하게 반지르르하다. (다행히도) 번지르르는 아니고 반지르르인데 그래도 너무너무 매끈한 연주라서 좀 겁날 정도. 아마 10유로 이하 가격으로 구할 수 있기 전에는 구입하지 않지 않을까... 그리고 무슨 연주가 3D 4D같이 울림이 넓은데 녹음 면에서 아주 내 취향은 아니다. 연주 자체가 나쁘다는 말이 결코 아니지만.
그리고 또 하나 스카를라티 피아노 연주에서 작곡가가 단 한가지 팁을 준 것이 있다면 "Soyez heureux," 즉 "행복할 것" 이었다. 아주 쉬운 말인데도 자꾸만 까먹어서, 들을 때마다 늘 충격적인 이 말. "행복할 것."



추가로 라디오 클라식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알렉성드르 타로의 연주 영상이다.
행복한 타로 ?
하지만 이 연주는 몇부분을 제외하고는 정말 내 취향과는 거리가 있다.
광고에서 보니 에스파냐 느낌으로 스카를라티를 연주하고싶었다 하던데 과연 그런가 싶기도 하고.
연주를 마치고 손가락을 부챗살처럼 말아 쥐는 모습이 인상적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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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는 몽파르나스 프낙에서 열린 alexandre tharaud의 "미니" 리사이틀에 다녀왔다.
쇼팽 피아노 곡 모음집인 "Journal intime"의 발매와 쇼팽의 해를 겸사겸사 기념하여 팬서비스 차원에서 주최한 듯 하다. 표만 있으면 무료였고, 생각보다 표 구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사실 연주한 곡은 다해서 네 곡 밖에 되지 않고. 행사를 진행하는 사람이 너무 말이 많았고 인터뷰하는 센스가 참 없었긴 하지만.
사실 내가 아주 좋아하는 스타일의 연주자는 아닌데. 사티 앨범은 잘 듣고 있고, 프랑스 작곡가들의 가벼운 소품 종류에는 썩 잘 어울리는 음색을 들려준다. 라벨이나 라모, 드뷔시, 풀렝크 같은. 어쨌든 이 사람이 치는 리스트의 초절기교라던가 라흐마니노프 협주곡이나 베토벤의 아파시오나타는 상상할 수가 없는 것이다. 본인도 알고 있는 것 같다.

연주곡 수가 적어 실망할 겨를도 없이 기대 이상으로 정말 좋았던 것은, 이렇게 소극장 같이 작은 공간에서 너무 가까이 울리는 피아노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참 성의없는 질문들이긴 했지만 연주자와 직접 대화를 나누 - 는 것을 경청할 - ㄹ 수도 있었고, 다들 편안하게 웃고 농담하며 나름 화기애애한 자리였다. 그래도 연주를 더 들려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ㅋ
앞에 가리는 사람들 때문에 불행히도 연주하는 타로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지만 소리만 들어도 나쁘지 않았을 정도.
매끄럽고 상냥하고 부드러운 연주가 기분 좋았다.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여유가 있다면 피아니스트를 고용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을 정도. 하하
매일 집에 와서 한시간 씩 피아노 쳐줬으면 좋겠다. 가사도우미 분들 처럼 왜 그런거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얼척없는 몽상에 빠져 어떤 피아노를 가져다 놓아야 할까 그 와중에 잠깐 고민까지 했다. 정신차리게 이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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