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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20 Stephen Hough @ Louvre, 19052010 3


피곤하니 간단하게.
진지하고 중후하고 울림이 큰 피아노. 영롱하고 또랑또랑한 포레, 쇼팽과는 거리가 멀다.
첫 곡 토카타와 푸가를 알프레드 코르토가 revise한 것을 본인이 직접 다시 한번 편곡한 것이었는데 유명한 그 첫 소절은 정말 별로였고 - 호흡이 고르지 않고 음 하나하나의 마무리가 굉장히 귀에 설게 들렸다 - 나머지 부분은 리스트나 스크리아빈이나 뭔가 극에 달한 낭만주의 곡 처럼 연주했다. 나쁘지 않았다. 울림이 무척 좋았음. 바흐라는 생각은 거의 들지 않음
그리고 포레의 야상곡과 즉흥곡, 그리고 또 하나 생각이 안나는 소품을 연주했는데 음... 내가 생각하는 포레와는 거리가 많이 멀었다. 즉흥곡은 그래도 파장이 크고 스케일이 커서 듣는 맛이 있었다.
이어서 프랑크의 전주곡 (?). 사실 대단한 감흥은 없었다. 모르는 곡이었는데다가, 포레에서 프랑크로 계속 같은 allure로 같은 느낌으로 연달아 쳐내서.
프랑스 레퍼토리보다는 러시아 작곡가들의 곡이 더 어울릴 것 같다.
2부의 쇼팽은 훌륭했다. 야상곡 op.62/2. 그리고 소나타3번
특히 소나타의 2악장,4악장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인물은 인물이구나 하는 생각. 그 박력 하며. 굉장히 두꺼운 연주였다. 
허프의 연주를 들으며 내가 느낀 점은 무엇보다, 흔히 피아노 곡들에서 기대할 수 있는 즐거움, 낭만(낭만주의의 낭만 말고), 달콤함 등을 맛보도록 두지 않는다는 느낌. 몹시 힘들게, 차곡차곡 쌓아서 마음을 갈고 닦고 다잡아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높은 산을 올라가 마침내 정상에서 눈 앞에 펼쳐진 절경을 욕심 없이 바라보는 뭔가 그런........하하 말이 웃기네 그렇지만 정말 어딘가 그렇게 홀로 먼 길을 가는 수도승 같기도 하고 엄격한 군인같기도 한 그런 인상을 받았다 내가 올해 들었던 수많다면 많다고 할 수 있는 쇼팽 리사이틀 중에서 가장 건조하고 강렬한 쇼팽이었다. 예를 들면 지난 3월에 있었던 당타이손의 연주는 꽤나 달콤하고 매끈한 것이었는데 말이다.
연주하는 자세도 굉장히 바르고, 머리를 조금 흔드는 것 말고는 어떤 연기도 오버액션도 없다.


앵콜곡은 마음씨도 좋지 3곡, 불행히도 그 중 하나도 아는 곡이 없었다. 첫번째 것은 아마 쇼팽의 곡이 아니었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두번째 곡은 특히 인상에 깊게 남았다. 정규 프로그램 곡 보다 훨씬 더. 정말 피아노를 들었다 놨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이렇게 현란할 수가. 그래도 여전히 매서운 피아노. 약간 스페인 작곡가의 느낌이 나는 곡이었는데 정말 뭔지 너무 궁금하다. 무슨 채찍질이라도 하듯, 불꽃이 튀듯, 피아노 소리가 무슨 번개같이 번쩍 번쩍 하는 것 처럼 들리기는 또 처음이다. 세상은 넓고 정말 별 피아니스트가 다 있구나. 세번째 곡은 약간 애교인지 굿나잇인사인지 가벼운 왈츠같은 (3/4박자는 아니었으나) 곡을 들려주었는데 뭔지는 여전히 모르겠군.

루브르의 오디토리엄은 정말 또 새로운 발견...앞으로 여기도 열심히 다녀야지
그래도 역시 플레이옐이 난 진짜 고향같다.
그리고 폴리니 할아부지가 너무보고싶다 또로록 굴러가는 완벽 피아노 듣고싶다.6월 22일 저녁만 오매불망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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