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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1.03 Alan Gilbert + NYPO @ Salle Pleyel, 02 11 2010


원래는 별로 생각 없었는데 (왜였을까.) 티켓이 많이 남았는지 젊은이?! 회원들에게는 반짝세일로 9유로에 표를 판다고 며칠 전 메일이 와서, 뭐 나쁠 거 없겠다는 생각에 (왜일까...) 바로 전화를 걸어 자리를 구했다.
아마도 나의 망설임과 "그닥"...이라는 생각은 앨런 길버트가 올해 초인가 파리 데뷔무대를 가졌을 때 르몽드에서 "그닥" ...이라는 평이 실렸기 때문일 것이다. "지휘자도 꽤 잘하지만 그게 다"라던가 "확실히 뉴욕필은 근육질의 빵빵한 합주부대이긴 하다"던가 하는.

오늘 가서 들어보니 초반에는 정말 별로였고 끝으로 갈 수록 제 실력이 나오는 건지.
엄청 잘하더라.
1부에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Don Juan, 그리고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prelude와 la mort d'Isolde 가 편성되어 있었는데.
나는 아직 슈트라우스와 바그너의 음악에 친숙하지 못해서인지 별로 감흥이 없었다.
합주도 엉성하게 들렸고 지휘자의 열정적인 (정말로) 몸짓에 비해 - 지휘자가 아니라 오페라 가수같았다해도 될 정도 - 오케스트라는 미지근하고 싱거운 음만을 반복해서 냈다. 그 묘한 간극에서 오는 인상이 "그닥"...... 유쾌한 것은 아니었다. 왜 이렇게들 흩어지는지. 원래 그런 곡인가? 역시, 잘 모르겠다.

나는 브람스의 교향곡 4번을 들을 때마다 왠지 이건 정말 마스터피스! 라는 생각이 든다.
그냥 단순히 좋다- 가 아니라 "걸작"의 느낌이 강하다.
예전에 뭐가 뭔지 잘 몰랐을 때 이걸 안 듣고 인터미션 때 집에 간 적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한참 후에야 줄리니와 빈 필하모닉의 연주를 음반으로 접하고 나서는 그때 정말 왜 그랬는지 베개에 머리를 부싯돌로 불 피우듯 비비며 후회했고 그래서 오늘 연주도 기대가 컸는데.
1악장의 도입부에서는 참 이상하게 박자가 안 맞아서 - 특히 첼로 파트하고 제1바이올린... 아니 대체 왜이러세요 하고 벌떡 일어나 버럭 화낼 뻔 했다. 그래도 그 다음 refrain부터는 제 박자를 되찾아서 정말 다행이었다. 그 뿐만 아니라 2악장, 3악장, 특히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3악장 역시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4악장도 잘 마무리.
이건 그냥 쓰고 싶어서... 1악장 마지막에 팀파니 둥 - 둥 - 둥 - 둥-------그 부분이 진짜 너무 좋다.

뉴욕 필하모닉은 음 일단 굉장히 큰 볼륨을 자랑하는 악단인 것 같다. 정말 뭘 해도 소리가 크다.
콘서트마스터의 독주에서는 대단한 인상은 받지 못했다. 대신 현악 파트가 골고루 다 좋았다.
한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브람스 포함) 이건 지휘자의 문제인 것 같은데, (꼭 나쁜 뜻으로 문제가 아니라) 프레이징이 좀 이상하다. 꼭 끝이 아닌 부분에서 갑자기 흐지부지 되는 느낌이다. 그래서 그 어마어마한 음량을 갖추고도 절도있다, 박력있다는 느낌은 덜했다.
그리고 역시 단원 중에 한국인과 일본인, 중국인이 정말 많더라. 거의 과반수는 되는 것 같다.

슈트라우스와 바그너를 들으면서 앞으로 앨런 길버트 공연은 공짜 아니면 안 봐도 되겠다고까지 생각했는데 그래도 브람스 4번을 듣고 나서는 조금 생각이 바뀌었다. "그닥"...보다는 좀 더 칭찬해 줄 말이 생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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