ㅠ ㅠ 바보같이 망설이다가 못갔는데
세상에 지금 라이브로 듣고있는데 이렇게 좋다니
치사하다 치사해 ㅠ ㅠㅠㅠ
엉엉 울고싶다
세상에 .


그래도 아르떼 고맙습니다 ㅠㅠ집에서 스피커 진짜 크게 틀어놓고 전체화면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위안 삼고 있음 에효......
공부가 될 수가 없군.
공연 안 가고 집에서 공부하려고 했는데
공부도 못하고 동영상 보면서 애태울거였으면 차라리 갈 것을
참내 ㅋ

라디오프랑스 왜이렇게 잘하지?
진짜 앨범 좀 팍팍 냈으면 좋겠다.
쇼팽 콘체르토 처음 시작할 때 몇소절 바이올린 소리 뭔가 다른데 엄청 좋다.

+ 뭐야 세상에 앵콜까지 하다니 으악 으악 으악 으악
난 왜 안간거지.............
정말 왜???
앵콜곡으로 지금 비제의 farandole 하고 있다.
저번에 서울시향 때도 지휘 없이 단원들이 이 곡을 연주했었는데.
다들 박수치고 엄청 즐거워보인다 - 정명훈도 단원들도 관객들도 다들 너무 행복하겠다.
곡이 끝나자 정명훈이 관객석으로 내려와 관객들 사이에 서서 단원들에게 박수를 보냄.
관객석에 있는 어떤 낯익은 백발의 할아버지 두명과 비쥬 인사를 한다. 누군지 궁금함



Programme -
  • Carl Maria von Weber
  • l'Ouverture du Freischütz
  • Frédéric Chopin
  • Concerto pour piano en mi mineur n° 1
  • Entracte
  • Ludwig van Beethoven
  • Symphonie n° 5

AND


(그 내용이 어떻든 간에) 보다 본격적인 의미의 방학이 점점 가까이 다가옴과 함께.
정말 모든 것이 다 귀찮아지고 있다. 금방 지나가겠지만...
아무튼 그래서 - 그나마도 짧게 끄적이는 수준이지만 - 글 쓰는 것도 전혀 엄두도 내지 않고 있었다.

어제 18일에는 정명훈과 Orchestre philharmonique de la Radio France, 그리고 바이올리니스트 Vadim Repin의 콘서트에 갔었다. 오랜만에 정말 마음에 드는 연주를 들었는데 이렇게 뿌듯한 날은 집에 돌아오는 그 익숙하고 별다를 것 없는 길이 살아 움직이는 무엇과 같아 그 숨소리가 들리고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것만 같다. 마치 허공을 무게 없이 걷는 듯 비현실적이다. 그리고 공연이 마음에 들지 않는 날은 경직된 어깨로 지팡이만 없을 뿐인 좀머씨처럼 무섭게 걷고 주로 말도 안되는 팝송들을 귓 속에 구겨넣으며 돌아온다.

신뢰. 이제는 정명훈과 OPRF의 연주는 프로그램이 어떤 것이라 할 지라도 무조건 가서 보고 싶다. 사실 그 레퍼토리가 보통 대단히 모험적인 것은 아니고 이 곳 사람들이 좋아하는 감성적이고 세련되고 재기넘치는 프랑스-러시아 작곡가들의 "클래식"들을 비교적 온순하게 훑는 경우가 많아, 어떤 날짜를 선택하더라도 일반적 취향의 사람 (아마도 나도 포함)에게 그 권장분량을 초과하는 일탈을 요구하는 일은 거의 없으므로, 이는 어쩌면 파리에서 고를 수 있는 가장 무난하고 점잖은 악단과 지휘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OPRF의 예술감독인 정명훈의 곡 선택은 적어도 나에게는, 그리고 공연날 마다 관객석을 빈틈없이 가득 메우는 2천여명의 파리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원하는 것이 단순한 클래식 명곡 산책의 수준이 아님을 점점 더 확신하게 하는 수준 높은 전략이다. 프랑스 작곡가들이야 그렇다 치고, 올해는 러시아 문화의 해이므로 러시아 레퍼토리를 꾸준히 연주하는 것은 정책적인 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정명훈과 그의 오케스트라는 그들이 선택한 곡들을 너무나도 빼어나게 연주해내고 있다. 이 사실에는 음악 외의 어떠한 설명이나 이유도 가져다 붙일 필요가 없다.

최근 정명훈 연주에서는 특히 긴장과 집중이 흩어질 새가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강렬하고 꽉 찬 느낌이 대단히 압도적인데, 매번 그럴 것이라는 기대에 배반당한 적이 없다. 바딤 레핀도 오케스트라와 어울려 대가 다운 훌륭한 바이올린을 들려주었는데, 본 프로그램인 랄로 스페인 교향곡도, 재치넘치는 앵콜곡도, 공연 보러다니는 보람을 백배 천배 느끼게 해주는 것이었다. 앵콜곡 다시 듣고 싶어 죽겠다. 빨리 아르떼에 올라왔으면 좋겠다. 아. 얼마전 크레모나의 스트라디바리우스 박물관에 다녀왔는데. 그 예술 작품이 만드는 또 다른 차원의 예술을, 그 떨림을 지금 내가 바로 호흡하고 있다는 사실에 더 감격했다. 형체도 없는 선율을 만드는 예술.

차이코프스키 6번이야 워낙 곡이 대단하기 때문에... 더 무슨 말이 필요할까 싶다. 정명훈의 차이코프스키 교향곡은 무엇보다 그 생동감이 놀랍다. 아주 맛깔스러운 연주다.
합창석에 앉아서 팀파니와 관악기들 큰 소리를 너무 너무 가까이서 들어서 좀 아쉽긴 했다.

아직도 뿌듯하군.
솔직히 마음같아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우와우ㅏ아ㅗㅇ앙 너무좋아 이렇게 써버리고 싶기도 하고
사실 전화로 말할 때는 우ㅏ와우ㅏ오우ㅏ와앙 짱이야 짱이야 이랬지만..
글로 쓰려니 힘들군.
연습이다 연습.
아이고 ㅋ

+
아르떼에 올라온 동영상을 다시 보며.
무시무시한 기교와 강철같은 집중력이 필요한 파트에서도 그저 음악이 즐겁고 기분 좋아 아이같이 입가에 떠오르는 웃음을 숨기지 못하는 이 연주자, 스스로도 모르게 입으로 딴 딴!하는 지휘자.
앵콜곡 연주할 때 단원들 모두가 웃는 얼굴인 것이 왠지 뭉클하다.
노력하는 이가 즐기는 이를 이길 수 없다고 했다.

이와 더불어 12세기에 허물어졌다 다시 지어진 시골 교회의 벽돌이 어느 지방에서 어느 경로를 통해 운반되어 온 돌인지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며 더없이 즐겁게, 말도 안되는 농담을 나누는 우리 교수님들의 아우라가 생각나 갑자기 등골이 서늘하다....




Orchestre Philharmonique de Radio France

Myung-Whun Chung - Vadim Repin

vendredi 18/06 2010 20:00

  • Orchestre Philharmonique de Radio France
  • Myung-Whun Chung : direction
  • Vadim Repin : violon

Programme

  • Modeste Moussorgski
  • La Foire de Sorotchiniski "ouverture" et "Gopak"
  • Edouard Lalo
  • Symphonie espagnole
  • Entracte
  • Piotr Ilitch Tchaïkovski
  • Symphonie n° 6 "Pathétique"


+ bis
Variations sur 'il Carnevale di Venezia' de Pagan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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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딱 이맘때 정명훈 지휘 라디오프랑스필하모닉의 공연을 처음 봤었는데..
지난 365일 동안 열심히 보러다닌 수많은 공연들이 차곡차곡 쌓여
오늘은 왠지 그 결실을 본 느낌이다.
결실을 보았다고 해야하나, 보답을 받았다 해야하나.
차라리 벌을 받았다고 해야하나. 박수를 하도 쳐서 손바닥이 얼얼하고 머리가 아직도 쿵쿵 울린다.

프로그램은 간단명료, 라흐마니노프 피아노콘체르토 3번, 차이코프스키 심포니 4번이었다.
니콜라 앙겔릭...(미국인 피아니스트로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어 이름이 우스꽝스럽게 발음 되는 것을 참아야만 하는 얄궂은 운명.)의 피아노로,
몇번 쿼텟 혹은 트리오 정도 규모의 실내악 프로그램에서 연주를 들어본 적이 있다.
외모와 몹시 어울리지 않게 아주 가볍고 경쾌한 연주를 해내 인상깊었다.

하지만 오늘 rach3은.........
글쎄.정말 글쎄였다.
매우 단정한 피아노에 비해 오케스트라 음량이 압도적이었고.
아니 난 무엇보다 피아니스트씨의 문제였다고 생각하는데...다들 너무 브라보를 외치면서 감동에 감동을 하길래 뭔가 내 귀가 이상한가 싶기도 하다.
피아노가 독주를 하면 소리가 맑고 또랑또랑하긴 한데 그것만으로는 조금 심심하고.
오케스트라와 합주를 하면 묘하게 따로 노는 느낌이 들어 신경에 거슬렸다.
다행히 3악장에서 몇몇 부분의 오케스트라 연주가 무척 좋아서
아무래도 1,2악장에서는 아직 워밍업이 덜 됐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앙겔릭씨는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을 끄득 끄득 받았다.
아무리 쇼팽 탄생 200주년이라지만 그렇다고 라흐마니노프를 쇼팽 프렐류드처럼 연주하고...
앵콜곡이 오히려 꽤 좋았다.
+ 아르떼 라이브웹에서 다시 보고나니 내 자리가 너무 멀어서 피아노 소리가 잘 안들렸었나 싶기도 하고. 아무튼 아쉽다. 정말 좋아하는 곡인데.

정명훈의 차이코프스키 4번은 정말 올해 들어 본 공연 중 최고의 연주와 지휘 중 하나였다.
긴장과 흥분이 가시지를 않네.
집에 와서 므라빈스키의 연주를 비교삼아 다시 꼼꼼히 들어보았는데
이 위대한 러시아 지휘자만큼 속도감이나 견고함에 공을 들이지는 않았지만
마디 간의 자연스러운 연결에 신경쓴 탓에 곡 진행이 무척 매끄러웠고 강약의 대비도 주요부분의 강조도 무척 설득력있는 정말 좋은 연주였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정명훈 지휘에서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장점들이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리듬을 타고 점차 고조되는 그 힘을 한번에 가뿐하게, 팡 터트리듯이 발산해야하는 그런 부분들을 아주 매력적으로 표현하는 지휘자다. 아 정명훈이 지휘하는 볼레로를 진짜 진짜 한번 들어보고 싶다.

그리고 차이코프스키의 위대함에 또 한번 감탄했다.
내일 책방 들르면 차이코프스키 전기 한번 사서 읽고 싶다. 진짜 대단해.

기분 좋은 생일 전날 새벽.
아바처럼 음악에 감사하면서 푹 잘 자야겠다.
아 그리고 엄마아빠 그리고 친구들에게도 감사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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