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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22 프랑스 문화통신부 탄생 50주년!


올해는 문화통신부가 생긴지 50년이 되는 해이다.
"문화정책은 프랑스의 발명품이다." 라는 장-미셸 지앙의 말[각주:1]을 굳이 상기시키지 않더라도 프랑스가 비단 정책 뿐만이 아니라 보다 넓은 의미에서도 "문화종주국"으로 여겨진다는 사실을 구태여 부인하고자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식민주의역사 이런 걸 생각하면 좀 껄끄럽고 단어 자체도 낯간지럽지만 딱히 다른 표현이 생각이 안난다.
아무튼 이런 프랑스의 '문화' 한 가운데 문화통신부가 있다.

1959년 샤를드골 대통령과 앙드레 말로에 의해 처음 개설된 문화사업부(ministère des affaires culturelles)는 수회의 명칭 변경을 거쳐 지금의 문화통신부가 되었지만 그 업무내용과 기본원칙에는 큰 차이가 없다.
"인간문명의, 그리고 무엇보다 프랑스 문명의 주요 창작물들에 대한 프랑스 국민들의 접근을 가능케 하고, (...) 우리의 문화유산에 대한 최대한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샤를 드골의 문화부 출범사 중)"이 문화통신부의 지상 목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저 "접근을 가능케 하는 것(rendre accessible)" 이라는 말이 나는 굉장히 마음에 들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에게 예술 작품을 가까이하고 즐길 수 있는 여유를 주고 길을 열어주는 것.
문화예술은 사실 먹고사는데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니까, 바쁘게 살다보면 전시고 공연이고 뭐고 다 사치로 느껴지기 쉬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사치는 꼭 필요한 사치가 아닌가 싶다. 너무 당연해서 말 조차도 새삼스럽지만 예술은 삶을 보다 윤택하고 풍요롭게 하고 바쁜 가운데도 잠시 한숨을 돌리게 해준다.
스스로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작품을 통해 세상과 대화를 나누고,
일상생활에서 쉬이 무뎌지는 감각의 세계 속에서 다름아닌 바로 내 자신을 만나는 일,
이것이 예술이 주는 선물이다.

미와 사유와 역사와 타인을 만나는 기회를 스스로 찾아 누릴 용기가 있어야
살기 위해 끌려가듯 사는 삶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렇게 거창한 말까지 끄집어내지 않아도, 그냥 예쁘고 신기한 것들을 보고 듣는 일만으로도 인간은 충분히 즐거워질 수 있지 않은가.
개인과 사회에 대한 문화와 예술의 유익한 점은 도무지 꼽을 수도 없을만큼 많다.
한 나라에서 만들어지는 수많은 예술 창작물들을 잘 관리, 보존하고 행사나 전시의 형식으로 이를 조직하고 홍보하여 개인에게 더 많은 문화활동의 기회를 만들어주고 그 질을 높여주는 것이 국가, 그러니까 문화부의 존재의 이유인 것이다. 각설하고.

프랑스 문화통신부는 50주년을 맞아 2월 4일 학생들, 예술가들과의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는 한편 관련 콜로키움과 전시회도 파리 시내 이곳저곳에서 개최하고 있다.
그 중 문화부 청사(182 rue Saint-Honore, 4월 3일까지) Espace d'expositions des Bons Enfants 에서 열리는 문화부 역사에 대한 전시에는 꼭 가볼거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10월 13일부터 15일까지 Opéra Comique에서 열릴 "21세기의 공공문화정책" 콜로키움이다. 아직 장소와 날짜는 미정이지만 가을 즈음 열릴 "Économique de la Culture" colloque에도 꼭 가고 싶다.

그리고 2월 11일에는 문화통신부의 가장 큰 후원자들인 Grands Mécènes 들을 발표했다.
올해는 부이그, 에르메스 재단, 소시에떼제네랄등의 자국 기업들을 비롯한 해외 재단들이 이름을 올렸다. Société Générale 은 내가 이용하는 은행이기도 한데, 알고보니 Salle Pleyel, 그리고 아마도 Cit
é de la Musique의 가장 큰 후원자였다. 이뻐라

문화 메세나가 활발하고 적극적인 것이 (심지어 암묵적인 의무인 느낌까지 듦) 이곳 기업가들을 비교적 인간적으로 보이게 하는 큰 덕목인 것 같다. 프랑스 내노라하는 유력 기업가들의 때아닌 귀족적인 면모와 snob한 모습들도 그들이 그만큼 사회에 돌려주는 것이 있기 때문에 밉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아니 이번 글도 완전 다 삼천포로 빠졌네.아..
나중에 좀 더 정돈해서 써야봐겠다. 맨날 미뤄



  1. Jean-Michel Djian, "Politique Culturelle : la fin d'un mythe", P.9, Gallimard, 2005, Paris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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